리틀 라이프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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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오열하는 영상이 올라오면서 역주행을 한 소설 한 권. 8년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서 한동안 모든 관심을 독차지했던 소설이 바로 리틀 라이프인데요. 천 페이지에 달하는 기나긴 이야기에 고통으로 얼룩진 아름다움이라는데,, 눈을 뗄 수 없는 한 남자의 비통한 삶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소설이길래 이렇게나 화제일까 궁금하더고요. 이 계절에 저도 함께 동참해 보고자.. 저도 함께 슬퍼하고 아파하고 읽어보기로 했답니다. 읽다가 많이 불편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지만 말이죠.

4명의 친구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흑인 아버지의 성공신화로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맬컴, 집안에서 기대받는 아들이자 친구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는 예술가 제이비, 가만히 있어도 여자들이 줄을 서는 미남 배우 윌럼, 그리고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연방 지방경찰청에서 일하는 주드까지..

이들은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다고 하는데요. 그 젊은 시절을 함께 보내면서 이들은 서로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렸나 봅니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질투하고, 서로 챙기면서 말지요. 서로의 성장을 지켜보고, 응원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주드의 아픔은 모두에게 은밀한 비밀이었나 봅니다. 감히 물어볼 수 없었던.. 감히 접근할 수 없었던..

남몰래 반복되던 자해.. 그리고, 이젠 이를 넘어서 자살까지.. 주드에게는 도대체 무슨 아픔이 있는 걸까요? 어떤 과거가 그를 이렇게 괴롭히는 걸까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드디어 털어놓습니다. 아무에게도 한 적이 없었던 이야기를 말이죠.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였기에 말이죠. 이제야 나를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이 생겼는데, 그들이 알게 된다면 협오하게 될까 봐 걱정되는 주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던 거겠죠? 혼자 그 짐을 짊어지기엔..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제 말해도 될듯해요. 너무 비참하고 너무 안타까운 과거였지만.. 그에게는 함께 할 친구들과 가족이 있으니까요.

아픈 과거로 인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주드, 그리고 그런 주드의 곁에서 우정 그 이상의 사랑과 관심으로 용기를 주는 친구들.. 책표지의 남자 표정이 슬픔과 아픔으로 찡그리는 것인 줄 알았는데, 너무 감동하고 너무 고마워서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는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생 이야기였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리얼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던 베스트셀러.. 그들이 책을 덮으며 흘린 눈물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듯하네요. 거짓이 아니라, 진심으로 우러난 공감이었다는 것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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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고양이 5 - 불타는 아마존의 반격 책 읽는 샤미 37
박미연 지음, 이소연 그림 / 이지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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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 보이는 어린이책을 추천받았기에 초등학생 아이에게 슬쩍 물어봤답니다. 여름 방학에 한번 읽어보지 않겠냐고 말이죠. 책 제목을 보더니 자기 친구가 읽고 있었다면서 자기도 읽어보겠다고 손을 번쩍 드네요. 글밥 책보다 학습 만화가 더 좋다는 아이가 흔쾌히 수락을 하니 기쁜 마음에 후다닥 신간부터 대령해 보았는데요. 깔끔한 그림체와 단단한 종이질, 그리고 SF 환경 동화 베스트셀러라는 이야기에 저도 슬쩍 펼쳐보았는데요. 우와! 이거 너무 재미난데요. 초등 고학년 아이보다 제가 더 반해버리고 말았네요.

우연한 기회로 이번에는 브라질로 국제 어린이 환경 캠프를 떠나게 된 서림과 은실. 이번에도 위험한 일을 함께 겪으면서 더욱더 친해진 리호도 함께네요. 그리고 캠프 짝꿍인 브라질 소녀 라리사까지.. 하지만, 이번에도 사건이 발생합니다. 통신 장비가 고장 나고, 스콜을 만나서 급하게 나무 동굴로 피신하고, 총알개미에게 쏘이면서 알레르기 반응으로 정신을 잃고,,, 그리고 원주민 마을에서 리호가 실종되는데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리호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환각 증세를 일으키다가 정신을 읽게 되는 맛과 향은 달콤한 열매 핀지도르가 잔뜩 쌓여있고, 전통을 지킨다는 원주민 마을인데 숨겨진 방에는 온갖 최신 장비들로 가득입니다. 역시 누군가 음모를 꾸미고 있었군요. 원주민들을 위한 마을이 아니라, 돈에 눈이 멀어버린 이들이 범인인가 봅니다.




하지만, 서림은 라리사와 은실이과 함께 괴물이 사람을 잡아간다는 북쪽 숲으로 도망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곳에서 무시무시한 일들을 마주합니다. 노란 흡협귀라 불리는 기생 식물의 습격을 받고, 후라 크레피탄스 씨앗이 폭탄처럼 날라옵니다. 동물들을 모두 잡아먹고 자라난 식물들은 이제 이들을 노립니다. 도대체 아마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마을의 지켜주던 수백 년 된 어머니 나무 역시나 교살자 나무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네요. 역시.. 미래에서 다녀간 악당, 소장의 짓인가 봅니다. 이런.. 과연 서림이와 친구들, 그리고 시간 고양이 은실이가 막을 수 있을까요?

이게 끝이 아니군요. 아마존 정글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바이러스 치료제 성분이 들어있는 아프론타 나무가 전부 오염되고, 안전하게 보관 중이던 씨앗도 소장에게 도둑맞아 버립니다. 이제 30년 후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소장의 음모를 막아야 한다네요.

이렇게 다음 이야기를 예고하고 끝나버린 초등 고학년 추천도서 시간 고양이 5권이었는데요. 왜 이제서야 이 책을 알게 된 걸까요? 너무 재미나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한 번에 끝까지 읽어버렸답니다. 아마존에 실제로 존재하는 신기한 식물들, 사라진 친구들을 찾아 나서는 모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악당과의 결투, 계속되는 위험에도 기지를 발휘해서 해결하는 재미까지..!! 아이도 재미나게 읽었나 보더라고요. 다른 책도 읽고 싶다고 당장 사달라고 하네요. 오랜만에 놀라운 어린이책을 만난 듯합니다. 아이도 저도 이번 방학에는 시간 고양이와 함께 할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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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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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독특한 책을 한 권 만났는데요. 아니, 너무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답니다. 우선 책표지가 다른 책과 다르네요. 앞면과 뒷면, 그리고 책등이 함께 연결되는 표지가 아니었는데요. 무슨 가제본 같기도 하고, 만들다가 중단한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제본한 것 같기도 한 모습이었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책의 콘셉트와 너무 잘 어울리네요. 바로 이 책은 "핸드메이드 그림일기 여행에세이"였거든요. 바로 누군가의 일기장을 그대로 만난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상업화되지 않은 책표지, 작가가 직접 그린 표지 그림, 스케치북 같은 종이 느끼까지.. 너무 좋네요!! 뭔가 포근하고 내꺼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책 내용은 더욱더 그렇더라고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직접 그린 손그림 하나 가득입니다. 여행하면서 바로바로 적은 생생한 일기가 손글씨 그대로 담겨있네요. 여행에서 특별했던 장소의 흔적들이 그대로 붙어있더라고요. 이런 그림 에세이는 너무 사랑스럽네요. 바로 추천하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기라고요???? 한 번도 러시아로 여행을 가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작가는 어떻게 하다가..? 게다가 그냥 여행이 아니라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을 했다는데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아니, 사연이 있었는데요. 아침에는 '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바뀌지만, 밤에는 놀아야 하기에 '잠을 싫어하는 사람들, 잠싫사'라는 모임으로 뭉친 친구들과 여행 적금을 만들었다는데요. 이래저래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보니 꽤 많은 돈이 모였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제는 떠나겠다며 이런저런 나라를 생각했지만, 또 이런저런 이유로 제외하다 보니 결국 결정된 곳이 바로 블라디보스토크!!!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동네, 생각보다 물가도 싸고 숙소도 싸고 비행깃값도 싸고.. 오케이!! 이왕 가는 김에 여행 로망도 실현해 볼까?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타보는 거야!! 뭐 이렇게 말이죠.. 즉흥적인 듯하지만, 뭔가 이유와 근거가 다 있네요




여행은 준비하는 것부터 설렘일 텐데요. 이 친구들은 가기 전부터 난리네요. 풀코스 감기에 걸렸는데 약을 먹어도 좋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아프지만 카드 만들고 환전하고 옷 사고 병원 가고 짐 싸야 하기에 하루 전날 후다닥입니다. 그렇게 도착한 러시아는 영하 12도의 강추위!! 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는 너무 좋았다네요. 숙소는 전망이 너무 좋았고, 식당 음식은 너무 맛있었고, 박물관에서는 멋진 작품이 가득히고, 눈보라를 뚫고 올라간 전망대는 환상적인 뷰를 만나게 해주고, 컬렉션 수준이 높은 미술관은 너무도 마음에 들었고.. 이 정도면 완전히 성공적인 여행이네요. 

하지만,,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도 괜찮았을까요? 좁은 열차 침대에서 잠은 괜찮을까요? 오픈된 횡단열차 좌석에서 러시아인들과 함께 괜찮을까요? 한국인이 거의 없는 내륙 도시에서 괜찮을까요? 수많은 사건들이.. 아니, 여행지에서도 난리네요. 정말로 어마어마합니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귀국을 했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멋진 장소를 체계적으로 소개해 주는 여행 도서는 아니었답니다. 인생 교훈과 명언으로 삶의 되돌아보게 만드는 여행기도 아니어요. 너무나도 리얼하고, 너무나도 솔직하고, 너무나도 생생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었나 싶어요. 아니 정말로 그림일기였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가끔은 엉뚱하고, 가끔은 멋지고, 가끔은 세밀한 그림들이 너무 좋았고, 너무나도 생생한 현장감을 손글씨로 담아놓은 내용도 너무 재미났네요. 저도 오랜만에 일기장을 하나 마련해야겠어요. 손글씨를 써본 지도 너무 오래되었고, 이런 그림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한 장 한 장 쓰고 그리다 보면 저도 이렇게 멋진 저만의 핸드메이드 그림 일기장이 완성되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진 못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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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랑전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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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비구니가 나무 위에 앉아있는 아이의 몸놀림을 보고는 훌륭한 도둑이 되겠다며 제자로 삼겠다고 하네요. 딸이 어릴 적에 부인을 잃고 애지중지 키우던 아이를 달라니.. 장군은 철벽 순찰로 방비를 하는데요. 하지만, 시공을 가르고 나타난 도둑을 막을 수는 없었네요. 그렇게 비구니의 제자가 된 아이가 바로 은랑,, 숨어있는 여자애,, 하지만, 그녀는 숨어있지만은 않았답니다. 평온을 지키기 위해 첫 번째 임무를 포기합니다. 아니, 목표 대상을 보호하기로 하는데요. 사매인 정아 언니와 공아 언니와 한바탕 전투를 치릅니다. 우리들의 세상에서, 그리고 그 이상의 차원 공간에서.. 중국의 고전 무협지 같은 이야기였지만, 차원의 공간이라는 상상을 더하면서 더 매력적이고 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였는데요. 과연 은랑은 스승을 배신하고 자신의 뜻을 지켰을까요??? 

지구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인류가 물리적인 육체를 포기하고 데이터 센터에서 영원히 살아가면서 서로 다른 생각들의 충돌을 풀어낸 이야기, 조만간 사라질 외계 문명의 고대 유적을 조사하기 위해 처음 만난 딸과 도착한 유적지에서 시작된 사랑과 이별, 혼령을 이용해서 무한 에너지를 만들어 전쟁을 승리하려는 일본의 무시무시한 비밀 작전, 과거의 잘못은 삭제되고 다시 살아난 이들의 비밀, 사고로 죽은 이의 영상을 어떻게 세상은 어떻게 왜곡하고 이용하는 가에 대한 무서운 이야기, 또 다른 세계의 바다 위에서 다양한 전략으로 죽지 않기 위해 싸우는 이들의 전쟁..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오늘날의 이야기인 듯하면서도 새로운 세상의 이야기였거든요. 소설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사건들이었지만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도 있을 듯하더라고요. 이게 바로 켄 리우 SF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스스로 가장 즐겁게 쓴 이야기들이라는 그의 이야기가 맞는 듯합니다. 

13편의 단편 소설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너무나도 다른 배경과 다른 사건들, 다른 시대의 이야기들이라 한 사람이 쓴 단편집이 맞을까 의심이 들 정도였답니다. 한편 한편에 담긴 세계관이 결코 가볍지 않았고, 등장인물과 사건 역시나 매력적이고 흥미로웠거든요. 역시 요즘 중국 소설 작가 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 켄 리우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너무 가벼운 SF 소설에 조금 질린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드리고 싶네요. 뜨거운 여름밤에 더위를 잊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오늘 만나보시면 어떠실까요?? 여러분은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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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골동품 서점
올리버 다크셔 지음, 박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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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1년에 뭐 하고 계셨나요? 아.. 당연히 세상에 없으셨겠죠? 그 시절에 설립된 런던의 중고 서점, 소서런 책방 이야기라고 해서 냉큼 펼쳐보았는데요. 자칭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서점의 수습사원이 들려주는 진짜 이야기였거든요. 그곳에서 일하는 하루하루 벌어지는 독특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혹시 오래전에 누군가 숨겨놓은 보물이??? 아무도 몰랐던 서점의 비밀을?? 아니면, 활자 중독자들이라면 탐낼만한 희귀한 책들이??!!

인터넷 모니터 한쪽 구석에서 발견한 어느 서점의 수습 직원 구인 광고를 보게 된 남자. 급여도 빅토리아 시대 수준이었고, 하는 일도 모호하고, 간판도 제대로 확인이 어려웠고, 택시도 함부로 오겠다 하지 않는 골목에 위치한 곳이었지만.. 인연처럼, 아니 운명처럼 수습사원으로 합격했다고 하는데요. 런던 고서점 소서런 책방에 말이죠. 그리고 그곳에서 엄청난 일을 만들어 냅니다. 그냥 지하 저장고의 으스스한 이야기와 오래된 책 이야기를 올렸을 뿐인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책방 트위터가 인기 폭발을 했다네요. 팔로워가 4만 명..!!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올렸길래????

온갖 크립티드, 목격담은 있으나 확인되지 않은 존재들이 서점에 출몰한다고 합니다. 수레 가득 책을 가져와서 사달라며 매달리는 스핀들맨, 서점 문지방을 넘어오는 데만 삼십 분이 걸리는 고대인, 멋진 정장을 차려입고 두 명이 함께 돌아다니는 정장 신사들.. 그리고 그들뿐만 아니라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유물들도 목격된다고 하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서점과 일체가 되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오래된 책상과 옷걸이, 실수로 밟아서 박살 난 빅토리아 여왕의 얼굴이 새겨진 박, 너무 무거워서 바닥의 가격표 확인이 불가능한 연설대까지.. 어떻게 이런 곳이 존재하는 걸까요? 진짜 정체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다 이유가 있었네요. 친근한 표정의 사근사근한 말투를 지녔지만 무시무시한 포스를 풍기는 회계 재무 담당자 에벌린, 다양한 이유로 훼손된 도서를 멋지게 부활시키는 퍼비싱 전문가 스티븐, 툭하면 양손 가득 이상한 물건을 가지고 와서 비밀을 알려주는 특별한 재능인 게오르크, 판매인이 법을 피해가는 교묘한 방법을 가르쳐 준 제임스,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재능과 사람을 읽어내는 눈을 가진 앤드루.. 애매하고 복잡하면서도 이상한 고서점이 어찌어찌 운영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아마,, 수백 년 동안 이어져오는 소서런 책방의 비밀은 바로 이들이 아닐까도 싶네요. 아니.. 보물이..

희귀하고 특별한 책을 발견한다고 해도 많은 돈을 벌 수도 없고, 고서적 판매원이라는 직업이 다른 곳의 경력으로 내세울 수도 없지만... 희귀 서적 판매를 하는 사람들, 아니 괴짜들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거라고 하네요. 미치는 게 도움이 되는 직업이라고 스스로들 말하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서점을 점령하고 고집을 부리고 방해를 하겠지만, 이들의 운명은 책과 함께 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다양한 책들이 이들 손을 거쳐서 어디론가 팔려가고, 아니면 매년 재고 정리할 때마다 얼굴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아시잖아요. 미워할 수 없는 매력덩어리라는 것을 말이죠. 왜 이들이 이런 구덩이에 스스로 들어와서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지 말이죠. 저는 알겠더라고요. 은근 부럽기까지 하더라고요.

사실, 상상했던 내용과 살짝 거리가 있는 에세이였답니다. 아무도 찾지 않았던 물건이 알고 보니 보물이었고,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책이 등장하고, 구석에 쌓여있던 상자에서 비밀이 숨겨져있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 서점이라면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요. 너무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보긴 봤나 봅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에나 있을 법한 그런 서점을 떠올렸었나 봐요. 쌓이고 쌓인 책들로 잊힌 채로 먼지가 쌓여가는 책과 소품들이 하나 가득이었지만, 결국에는 누군가 책을 사고파는 서점이더라고요. 단지, 조금 특별한 물건을 취급하는 곳이었다는 것만 다를 뿐.. 


하지만, 그래서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소설이 아닌 현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세상 이야기였거든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세상, 그리고 그 세상을 원활히 돌아가게 만들어주는 서점과 책 판매원들.. 영국 골목 어딘가에 있다는 소서런 서점, 언젠가 꼭 가봐야겠네요. 그때까지 새로운 이야기들을 계속 만들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바랍니다.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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