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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우의 세 자매
천쓰홍 지음, 김태성 옮김 / 민음사 / 2026년 1월
평점 :
#협찬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 바로 그 동네를 배경으로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었고 타이완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천쓰홍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 출간되었다고 하는데요. 위안린, 용징에 이어 셔터우.. 장화현 삼부작의 마지막 이야기는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세 자매의 이야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초능력 자매의 판타지 히어로가 아닌,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하네요. 모든 것이 소박한 시골 동네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러는 걸까요? 셔터우에서 빠질 수 없는 샤오 씨 집안의 세 자매는 도대체 어떤 이들인 걸까요? 미친 사람들이 많다는 그곳에는 어떤 특별한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요? 천쓰홍 책에서 또다시 한번 눈물과 웃음을 만나볼 듯 합니다. 대만의 낯선 이야기에 또 한번 빠질 듯 하네요.

너희 세 자매, 샤오 씨 여자 셋은 부모 잡아먹고, 남편도 잡아먹을 팔자야. 파격에, 살별이야.
p.67
지금도 어디가 아프거나 심기가 안 좋으면 병원보다 궁묘나 신단을 먼저 찾는다는 타이완, 시골 동네 셔터우에도 역시나 모두가 찾는 곳이 바로 삼합원이었다고 하는데요. 늙은 남자와 젊은 남자가 사람들의 희망과 욕망을 읽어주던 바로 그곳이 이야기의 배경입니다.
바로 이곳에 이제는 다양한 외래 식물과 함께 1호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예지하지만 정작 불길한 것은 선택적으로 시야가 차단되어 버리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신묘한 점을 봐주면서 지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길 건너에는 모든 것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 냄새로 모든 것을 알아버리는 능력을 가진 2호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샤오B라고 불리는 남자 같은 여자가 운영하는 찻집의 사장이면서, 외국에서 만난 다양한 국적의 남편 3명과 사별한 미망인인 2호는 어떤 남자라도 반할 수밖에 없는 미인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마지막 3호는 마음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여인이었는데요. 너무나도 많은 소리에 지친 나머지 자신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가득한 태국 조용한 리조트에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달콤한 케이크에 파묻혀서,, 알 수 없는 언어로 뒤덮인 채,, 그런데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저주받은 아이라며 할아버지의 온갖 핍박을 받았다고 하네요. 부모도 죽이고 남편도 죽이고,, 그런데 정말로 그들의 운명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1호와 2호와 3호,, 같은 아빠와 각기 다른 엄마를 가진 그녀들의 삶은 그들의 능력만큼이나 평탄하지 않네요. 세 엄마는 교통사고로 갑자기 죽고, 할아버지도 어느 날 밤에 갑자기 죽고,,, 하지만 이들에게 나타난 새로운 생명, 아무도 함께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1호의 뱃속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있었는데요. 샤오샤오.. 그런데, 자신의 아이를 낳다가 죽은 샤오샤오가 불렀던 노래를 엄마인 1호가 동네 페스티벌에서 부르겠다고 합니다. 괴성에 가까운 그녀의 목소리로..
바로 이런저런 이유로 다양한 축제가 겹쳐서 벌어지는 슈퍼 토요일에 말이죠.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셔터우의 향장은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빈틈없는 준비하는 최고의 이벤트인데요. 역시나 쉽지 않네요. 사는 것이 답답하기만 했던 향장의 아내는 어느날 갑자기 세상의 환희를 느낍니다. 아내의 죽음으로 미쳐버린 옛 향장은 망해버린 동네 성인용품점에서 하얀 알파카와 지내고 있네요. 시골 동네에 희귀한 새 한 마리, 아니 여러 마리가 나타나면서 세상의 관심을 받기 시작합니다. 샤오샤오의 연인이었던 감독은 미친 듯이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정신이 없네요. 과연 이들이 맞이하는 슈퍼 토요일은 어떤 모습일까요?

너희들이야. 우리들이야. 전부 우리들 탓이야. 저주받은 세 자매라서 남편을 죽이고, 부모를 죽이고, 할아버지를 죽이고, 샤오샤오를 죽인 거야.
p.460
모두가 떠나버린 셔터우, 저주받은 세 자매만이 남아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듯했는데요. 알고 보니 그들 모두 각자의 아픔 속에서 외로웠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사랑했지만, 사랑했다고 말하지 못했던.. 교통사고로 갑자기 떠나보낸 엄마들의 음식이 그립고, 안아주고 인정해 주지 못했던 딸 샤오샤오의 노래가 그립고,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마음을 나눠주었던 이들이 존재가 그리운.. 웃기면서도 슬픈, 웃픈 이야기였던 거 같네요.
하지만, 언제나 기회는 있고 희망은 있는 법이잖아요. 이들에게 찾아온 새로운 인연은 이제 또다시 웃음의 시작이지 않을까 싶네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조금 낯선 문화와 풍습이 담겨있는 작품이었지만, 대만 베스트셀러 작가 천쓰홍만의 독특한 비유와 표현들은 이러한 어색함을 완벽하게 덮어주네요. 여러분은 어떠실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