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물방울 모양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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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티어드롭을 아세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 책의 표지에 그려진 물방울 모양인데요. 주얼리에서 자주 사용하는 디자인이랍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말 좋은 뜻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옛날에는 비가 신들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빗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강물은 흘러 바다로 흘러갔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가니까. 그래서 티어드롭에는 '영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있을까요? 특히 인간관계에서 말이죠.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나 조금씩 상황이 바뀌고 생각이 달라지고 삶이 변하면서, 너와 나의 관계에서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변화는 필연적이면서도 필수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이 책에 담겨있는 이들처럼 말이죠. 45세가 된 4명의 친구들.. 이들이 서로를 지켜보고 지켜주고 함께 했던 30년간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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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억에서 사라진 보석을 찾아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시키고 싶어. 그렇게 해서 보석이 손에서 손으로 계속 이어지면서 영원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 그러면 형태가 달라져도 계속 남아. 그건 내가 한 일이 영원히 남는다는 뜻이잖아.

p.206



오늘은 다카미네 빌딩이 철수하는 날이라고 하네요. 빌딩에 있던 가게들은 이전을 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얼리 다카미네는 빌딩 철수가 함께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영업 종료..! 한마디로 지금까지 일했던 직장이 사라지는 것인데요. 전속 주얼리 디자이너로 일했던 나가세에게는 정말 큰 사건이 아닐 수가 없네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주얼리 다카미네는 알고 보니 나가세의 동창인 다카미네가 사장으로 있는 주얼리 리폼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였다고 하는데요. 보석 가게로 성공했던 그의 가문이지만, 이제는 그런 풍족한 시대는 지나갔거든요. 하지만 그동안 세상에 내보냈던 보석들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면서 적자지만 계속 이어왔던 사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니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이야기는 5년 전으로,, 그리고 또 5년 전으로,, 45세인 나가세와 다카미네는, 그리고 이들의 또 다른 동창인 모리와 시즈쿠의 인연을 들려주기 위해 계속 과거로 과거로 돌아가는데요.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미워하는 마음만큼이나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버린 시즈쿠, 누구보다 타인에 대해 세심하게 살피지만 잘못된 상사와의 만남으로 괴로워하는 모리,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는 듯하지만 그 가면 속에서 힘들어하는 다카미네까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함께 이들이 결국 마주한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들은 앞으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끝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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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만나서 어울리지는 않지만, 늘 마음에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친구라고 하지 않나?

p.84


친구라는 존재..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언제나 마음에 있는 사람이 바로 친구라는 이 문장이 너무 좋더라고요. 바로 이들처럼 말이죠.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거든요. 서로를 알아온 시간만큼이나 깊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함께 또는 각자 세상을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동하고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친구 하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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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만났던 작품 <물을 수놓다>에서도 따스한 관계와 인연에 대해 들려줬던 작가, 데라치 하루나의 일본소설은 역시나 그대로이네요. 평범할 수도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잔잔하게 담긴 그 감성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네요. 과거로 과거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그들이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연결되었으며, 어떤 관계를 쌓아갔는지를 속삭이듯이 들려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이들의 추억과 신뢰와 우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해주네요.


현실에서도 과연 이런 친구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서로를 위해 많은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끔은 눈길 하나 손짓 하나로 응원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아마도 누군가 문득 떠오르지 않을까 싶네요. 영원을 뜻하는 물방울 모양처럼 함께 하고픈 누군가를 말이죠. 가을날에 어울리는 일본소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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