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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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전쟁을 마주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아니,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까요? 영화나 드라마, 또는 책을 통해서 전쟁 이야기들을 만나긴 했지만 감히 상상할 수가 없네요. 그 이야기가 끝나면 우리는 다시 평화로운 삶으로 돌아오겠지만, 만약 그 전쟁이 현실이라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비참하고 슬프고 처참하네요. ​이번에 만난 전쟁소설도 다르지 않습니다. 부족한 식량과 생필품, 매일 울리는 경보와 생명을 위협하는 점령군들. 전쟁터에 나간 이들의 소식을 들리지 않고, 남아있는 이들의 삶은 차마 말할 수가 없네요. 이런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생존을 위해.. 가족을 위해.. 또는 사랑을 위해.. 프랑스 작은 도시에 살고 있던 비안느와 이사벨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들의 선택에 답답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진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답니다. 이미 수많은 이들을 감동시킨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요. 함께 읽어보시겠어요?


안전? 지금 중요한 게 그거라고 생각해? 저기 바깥에서 내가 뭘 봤는지 말해줄까? 적에게서 도망치는 프랑스 부대들. 무고한 이들을 살해하는 나​치. 언니는 그런 걸 모른 체할 수 있겠지만 난 안 그럴 거야. p.99 전쟁에서 돌아온 아빠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하나뿐인 언니 역시나 자신의 슬픔에 빠져서 어린 동생을 외면한다면.. 홀로 남아 외롭고 외로운 소녀, 이사벨은 천방지축에 사고뭉치가 될 수밖에 없었을 듯하네요. 학교에서 도망치거나 쫓겨나 아빠가 있는 파리로 돌아오지만 그녀가 마주하는 것은 차가운 침대뿐이네요. 외롭고 아팠던 어린 시절의 흔적들뿐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무모함은 전쟁의 소용돌이 안에서 빛나기 시작하네요. ​ 나치의 무차별한 공격에 항복하고만 프랑스,, 바로 그곳에서 그녀는 추락한 연합군 조종사들을 탈출시키는 무모하지만 용감한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사벨 로시뇰,, 나이팅게일이라는 뜻을 가진 그녀의 성처럼, 그녀는 나이팅게일이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는데요. 독일군의 눈을 속이고, 높은 산을 넘어서, 자유와 희망을 포기하지 않네요. 사랑하는 그를 마음껏 사랑하지도 못하고, 언제나 위험과 불안을 함께 하면서 말이죠.

물론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제가, 소피가 이런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옳다고 믿게 할 수 있겠어요? p.514 그리고 그녀의 언니, 비안느는 고향에 남아서 가족을 지킵니다. 그녀의 선택은 바로 가족이었거든요. 전쟁터에서 사로잡혀 수용소에 갇혀있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추운 겨울과 배고픈 하루를 버텨야만 하네요. 어린 딸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만 합니다. 전쟁은 그녀를,, 아니 그녀의 삶과 생각과 방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는데요. 그녀의 집에 머물면서 음식을 나눠주고 남편 소식까지 알려주던 독일 장교의 행동에.. 가장 친했던 친구인 그녀의 이웃이 유태인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추방당하던 모습에.. 수용소로 잡혀가는 유태인들의 남겨진 아이들의 눈물에.. 아이를 지키기 위해 독일 장교에게 매달려야만 했던 그녀의 절실함에.. ​전쟁이 끝나고 조금씩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하지만, 그녀의 몸과 마음에는 그 시간의 흔적과 아픔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답니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아직은 어리기만 한 딸에 대한 책임감으로 그녀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들.. 과연 그녀의 선택은 올바른 것이었을까요?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시간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 모든 일을 떠올리지 않고 내가 어떻게 갈 수 있을까? 내가 저지른 끔찍한 일들, 내가 가진 비밀, 내가 죽인 남자.. 그리고 내가 가질 수밖에 없었던 그 사람을? p.232 전쟁이 끝나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누군가 편지 한 통을 받습니다. 이제 노부인이 되어버린 그녀에게 도착한 편지는 초대장이었는데요. 파리에서 열리는 '국외 탈출 안내인들의 모임'에 참석해달라는 초대장이었다고 하네요. 전쟁에서 사람들을 도왔던 그녀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듯,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살아왔던 그녀에게.. 과거의 기억들이 손짓을 합니다. 왜 지금에서야..? 어떻게 하길 원하는 걸까요? 그동안 가슴속에 꼭 담아왔던 그 시간들을 이제는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에게는 연약한 노인이겠지만, 그녀는 아들이 알지 못하는 강인함이 있었네요. 엄마였고, 아내였고, 친구였고, 언니였던 그녀가 가지고 있던 바로 그 용기와 사랑을 말이죠. 그래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로 향하는데요.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요? 연단에서 떠나간 이들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그녀는 누굴까요? 가족과 친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비안느일까요? 불의와 사랑을 위해 누구보다 용기를 냈던 이사벨일까요? 아니면.. ​

전쟁.. 누군가에게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또 누군가에게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지울 수 없는 시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이사벨과 비안느, 두 자매의 선택이 만들어낸 기적과 같은 일들도 많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이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사랑을 위한 그들의 희생에 대해서 말이죠. 그들의 용기로 인해 꺼지지 않았던 희망에 대해서 말이죠. ​ 오랜만에 만난 두꺼운 책이었지만 단숨에 읽었네요. 읽으면서 중간에 멈출 수가 없었거든요. 그들의 발걸음 하나에 숨죽이고, 그들의 목소리 하나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아픔에 함께 슬퍼해야만 했답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코타/엘르 패닝 자매가 주연으로 찍고 있다는 영화가 너무나도 기대되네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 전쟁소설 외국 베스트셀러를 어떻게 담아냈을지 궁금하더라고요. 영화 개봉하기 전에 먼저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런 이야기는 지금 당장 만나봐야만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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