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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랑 - 우리가 무뎌진 것에 대하여
고영호.신혜령 지음 / 북스고 / 2025년 11월
평점 :
#협찬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사랑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 뭔가 답이 나올까요? 그 순간에 우리는 몰랐던 우리들의 모습들.. 평범했다고 생각하지만 특별했기에 평범할 수도 있었던 그 시간들.. 너와 내가 만나서 하나하나 쌓아 올린 이야기가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진가의 이야기 속에서 조금 더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분명 빛은 렌즈를 통해서 들어와서 사진으로 남을 텐데, 이들의 사랑도 함께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가 보네요. 너무나도 설레게 만든 에피소드에는 따스함과 정겨움과 행복.. 그리고 특별함이 있더라고요. 한 장의 사진에도.. 그래서일까요? 요즘 읽으면 너무 좋을 듯한 에세이였는데요. 살짝만 만나보실래요?

저기까지만, 같이 쓰고 가도 될까요?
첫 번째 이야기부터 너무 설레게 만드네요. 매일매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건조한 삶, 잊을만하면 잡히는 회식과 점점 무거워지는 책임감과 피로감에 힘들어했다는 남자.. 그런데, 많은 비가 내리던 어느 퇴근길에 만난 인연으로 삶은 특별해졌다고 하더라고요. 버스에서 내렸지만 우산이 없던 그의 눈에 우산을 쓰고 있던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는데요. 그녀에게 불쑥 건넨 한마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던 대사였는데요. 그렇게 말없이 잠시 한 우산 아래에서 걸었던 남자와 여자.. 그날 이후 서로를 떠올렸고, 그렇게 시작된 사랑.. 사랑이란 이런 거겠죠? 예상하지 못한 순간, 내 삶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에 설레는 건 저 혼자만이 아니겠죠?

그가 만난 이들은 참으로 다양하네요. 사랑 역시나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을 담은 사진에는 그 순간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시간이 담겨 있는 듯하더라고요. 조용히 스며든 인연, 예상하지 못한 프러포즈의 행복, 중학교 동창 연인이 함께 했던 학창 시절, 잠깐의 다툼으로 어색했던 시간, 연인에서 부부에 이어 부모가 된 세월, 절대로 놓지 않고 마주 잡은 손,,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설렘과 따스함, 그리고 행복과 미소가 에세이의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온전히 담겨있네요. 그리고 함께 담긴 사진 안에도..

좋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언제부턴가 이 일을 단순히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창이자 오래도록 붙들고 싶은 일이다.
에세이에 담긴 이야기와 사진을 보면서 너무나도 부럽고 너무나도 궁금하더라고요. 책에 담긴 사진보다 더 많은 사진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인스타그램을 접속해 봤는데요. 더 많은 사진들이 하나 가득이었답니다. 그리고 사진 하나하나에는 예쁜 구도와 조명과 편집 이상의 것들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합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방금 렌즈를 통해 들은 다양한 삶, 그중에서도 사랑에 대해 읽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그럼에도 사랑'이 아닌, '그러니까 사랑'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이야기, 그리고 마음이 담긴 사진이 함께 있는 매력적인 에세이였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무뎌진 감성을 촉촉하게 해주는..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에게도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한번 촉촉하게.. 모두가 평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특별했기에 평범하다 말할 수 있는,, 아니 모두가 특별했기에 평범하다 말할 수 있는 사랑의 추억에 빠져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저처럼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