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는 다정하게 씁니다 - 나의 안녕에 무심했던 날들에 보내는 첫 다정
김영숙 지음 / 브로북스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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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받은 도서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책과 후회 대신 고군분투하고 있는 내게 조금은 더 다정해지려 한다. 어디까지 가야 하고 어디서 멈춰 서야 할지 매번 고민하는 내게 이제라도 다정하게 그 마음을 물어봐 주려는 것이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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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작은 글씨로 쓰인 책 제목이지만, 부드러운 햇살이 들어오는 따스한 느낌이라 오히려 더 좋은 에세이 한편을 만났는데요. 게다가 사진으로는 보여줄 수 없지만 표지의 촉감도 너무 좋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포근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마도 이런 책이라면 그 안에 담긴 내용도 그렇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나는 자연인이다> 메인 방송작가라고 하는데.. 그녀가 들려주고 싶은 마음을 이렇게 첫인상에서 먼저 만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오랜만에 듣는 단어 하나..“다정“이라는 글자 하나에 뭔가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장맛비가 내리는 여름밤에 갑자기 차오르는 감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에세이 한편 덕분에.. 아니면 때문에..?






​매일 같이 거짓된 웃음으로 시작하고 끝내야만 했던 하루, 매회 시청률에 의해 차등 지급되는 인센티브로 날카로울 수밖에 없는 분위기, 언제나 예상할 수 없는 변수로 가득한 촬영과 섭외,,, 내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고 변경되고 쫓겨야만 하는 삶을 살아온 25년 차 방송작가. 그녀의 삶은 어떤 삶이었을까요?? 조금씩 어른이 되고, 어느 순간 부모가 되고, 경력과 연륜이 쌓인 선배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행복하지 않은 듯 보이는데요. 이제 그녀는 조금은 다르게 살기로 한 듯하네요. 너를 위한 행복이 아닌, 나를 위한 행복을 위해.. 





나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랜 시간 자연인을 만나면서 스며들 듯이,, 아니 너무나도 궁금했던 그들의 삶에서 조금씩 대답을 찾은 걸까요? 나에게 솔직하기로 결심했다고 하는 그녀의 고백에 살짝 놀라면서도 한편으로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네요. 이런저런 이유로,, 어찌 보면 핑계로,, 아니 혼자만의 아픔을 비밀로 숨기고 숨어야만 했던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었거든요. 조금 더 솔직하기로.. 조금 더 다정하기로.. 조금 더 힘을 빼기로.. 조금 더 단순해지기로.. 어찌 보면 이보다 쉬울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녀의 결심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저에게도 역시나..





​무심했던 나에게 보내는 다정.. 책 표지에 적혀있는 이 문장은 책을 다 읽고 나니 더욱더 마음에 와닿네요. 그동안 스스로에게 보내지 못했던 마음을 이제는 표현하겠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문득 이 모든 이야기는 그녀가 아닌 나를 향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읽으면서 문득 떠올렸던 어느 순간의 내 모습에 다음 글자로 넘어가지 못하기도 하고, 마음속에 오랫동안 담아두기 위해 문장 하나를 다시 읽기도 했답니다. 


그녀의 프롤로그는 이미 인쇄되었지만, 에필로그는 아직 한참 후에 적을 테니 다행이네요. 이제부터 충분히 다정해도 괜찮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에세이에 담긴 그녀의 진솔한 고백에서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는 위로... 그리고 그녀의 다짐에 응원하게 되고 응원받게 되었답니다. 함께 해보실래요? 우리 각각의 다정한 에필로그를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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