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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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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제목의 시인데요. 정말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짧고 좋은 글귀가 아닐까 싶네요. 삶에 대한 따스함과 소중함이 느껴지는 문장들인 듯하거든요. 그런데 이 시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아시나요? 일주일에 하루 무학년제로 2시간 수업을 하면서 교장이었던 나태주 시인이 함께 한 아이들과 A4 종이에 그림을 그리다가 떠올랐다고 하네요. 후다닥 자신의 머릿속 개념대로 그려온 아이에게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오래 보라며 잔소리를 하다가.. 다시 그려보자는 말에 후다닥 돌아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너희들도 자세히 봐야 예쁘다며 말하다가 말이죠. 재미나지 않나요?

나태주 시인이 오랜 시간 시인으로, 그리고 43년 동안 몸담았던 교직 생활에서 보고 느끼고 알게 된 삶의 지혜, 그리고 그 지혜를 담은 따스한 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을 만났는데요. 2021년에 EBS의 강연 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이라는 20분짜리 연속 강좌 12회분을 조금 더 풀어서 담은 책이라고 하더라고요. 중고등학교 아이들을 만나서 하던 문학 강연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풀어놓은 이야기들.. 하지만 너무나도 좋은 글귀와 인생 명언들이 가득이네요. 그의 따스한 시에 담긴 의미처럼 말이죠. 우리에게 건네는 그만의 인생 수업이 너무나도 반갑더라고요.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네요. 초등학교 선생 시절 아이들이 ‘나태주’라는 이름으로 지은 별명이 ‘나 좀 태워주’였다는데요. 어떻게 선생 이름을 가지고 이렇게 놀릴 수가 있을까요? 화를 내도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그에게는 정겨워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꿈은 대학 선생이었지만,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초등학교 선생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안타깝고 속상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이들과의 만남 덕분에 누구나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쓸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결핍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는 힘, 바로 자기애가 아닐까 싶은데요.
바로 이런 자기애에 대한 첫 번째 강연부터 너무 좋더라고요. 공감과 응원을 받게 됩니다. 너무 잘하려고만 해서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공감의 한마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응원 글귀 하나에 마음이 놓이네요.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살아갔던 그의 인생이 바로 이런 위로와 응원에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더욱더 마음에 와닿고, 더욱더 위로와 위안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자기애, 자존감, 결핍, 인생, 행복, 사랑, 터닝포인트, 시, 가족, 삶의 담론, 성공, 죽음.. 12번의 강연에 담긴 12가지 주제들은 그의 시 한 편과 그의 인생 한 토막이 함께 하고 있네요. 옆에 앉은 친구에게 건네는 한마디 같은 그의 시처럼, 나태주 시인의 글은 거창하거나 놀라운 이야기라기보다는 따스한 위로와 응원 같았답니다. 그 역시나 우리들처럼 힘들었고 위태로웠고 고민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살아가면서 발견하고 깨달은 그의 조언들은 역시나 든든합니다.
그리고, 가족과 이웃의 모습을 따스한 색채로 그린 스웨덴 대표 작가 칼 라르손의 그림들이 함께라서 더욱더 좋지 않았나 싶네요. 서로 다른 환경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서로 다른 예술 장르였지만, 그들의 감성은 연결된 듯했거든요. 주변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 담긴 그들의 시선과 목소리는 함께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글과 함께 만난 그의 그림은 전시회에서 만났던 느낌과 또 다른 느낌이었답니다. 너무 좋은 만남이 아니었나 싶네요.

오랜만에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음미하면서, 아니 귀 기울이면서 읽은 인생 명언이었던 거 같아요. 가족과 이웃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담긴 칼 라르손의 그림과 함께라서 더욱더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마지막 장을 덮고는 그림들만 다시 한번 찾아서 봤답니다. 그러면서 나태주 시인이 들려주었던 인생 조언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았네요. 이제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네요. 좋은 글귀 인생 명언이 담긴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