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
이종산 지음 / 래빗홀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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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기 원한다면 ‘예’, 원하지 않는다면 ‘아니오’에 체크하시오.p.16

인간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혹시 다른 존재로 살았다면 어떠했을까 상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답니다. 아무런 고민도 걱정도 없어 보이는 하늘의 새가 부럽기도 하고, 한자리에서 몇십 년을 조용히 살아가는 나무가 되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말이죠. 물론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복잡하고 다양하면서도 희로애락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도 싶은데요. 뜬금없이 삶을 다 살아본 사람처럼 이상한 소리를 하냐고요?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평범한 이야기를 담은 신간도서를 읽었거든요. 새해맞이 특별 이벤트인 걸까요? 고양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합니다.


1월 1일,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그 순간.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이들 앞에 거대한 고양이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심지어 옷도 입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는 모습이었다고 하지만요.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 고양이가 내민 종이 한 장이었는데요.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겠냐는 질문?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실 거 같나요? 고양이로 산다! 아니면 난 인간이 좋다! 저는.. 살짝 고민이 되네요. 고양이의 삶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살짝 들거든요. 지금까지 인간으로 살았으니, 남은 삶은 고양이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6편의 단편은 이런 말도 안 되지만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을 마주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거창하게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하고 심각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답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평범한..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고양이로 변해버린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였는데요.

파트너라고 하기에는 좀 건조하게 느껴지고, 애인이나 연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그 이상의 존재였던.. 하지만, 사회 통념상 인정받기 어려운 관계였기에 ‘동거인’이라는 어정쩡한 설명으로 지칭하는 그 사람은 고양이를 선택했나 봅니다. 메신저를 확인하지 않는 친구가 걱정되어 찾아가니 지난밤 앱에서 만나 함께 집으로 온 사람이 고양이가 되었다며 당황,, 아니 황당해하고 있는 상황도 있네요. ‘아니오’를 선택하고 자고 일어났더니, 친구가 10년 동안 성심껏 운영한 서점을 자신에게 넘기고 고양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남겨진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걸까요? 사랑했던 누군가 고양이가 되었다면, 친한 친구가 고양이가 되었다면,, 떠나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옆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 않을까요? 모습만 변했을 뿐, 여전히 같은 존재이기에 그들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고양이가 되어버린 동거인을 데리고 그의 부모님을 찾아갑니다. 미리 열어놓은 창문으로 뛰어나간 서점 사장 고양이는 어느 순간 친구에게 돌아오네요. 이들은 서점이란 공간에서 만나, 고양이 사건과 책이라는 공통점으로 이어지고, 함께 고양이 공원에 놀러 가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고양이 사건은 잊혀가고, 고양이들도 점점 더 적응하기 시작하고, 남겨진 이들도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듯하네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냐고요??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운 신간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 신간도서를 마주하고는 귀여운 고양이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요. 단 하나의 사건으로 누군가의 삶은 고양이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네요. 연작 소설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작가의 말까지 하나의 세계관처럼 이어집니다. 아직 책을 만들지 못한 이름 없는 출판사 사장이 의뢰한 원고하고 합니다. 사랑을 주제로 쓴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이별을 통해 시작되는 새로운 관계.. 이런 사랑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책을 덮고 나서도 문장들이 문득문득 떠오르네요. 인물들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다 읽었는데도 다시 궁금해지는 신간도서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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