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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챙겨 왔냐고 물었다
박삼용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8월
평점 :

글을 쓰며 행복을 위해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여유'임을 깨달았습니다. 무언가를 채워야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무언가를 채우기란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버리면 여유가 생길까요, 아마도 조바심일 것입니다.
p.5
<우산 챙겨 왔냐고 물었다> 이런 제목을 가진 책은 어떤 내용일까요? 가을비 내리던 어느 날, 함께 자주 어울리는 형님과 술 한잔하자며 만났다네요. 그런데 술 몇 잔 드시더니 갑자기 형님이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심상치 않은 모습에 119에 연락을 하고 급하게 찾은 응급실.. 잘못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심장이 두근두근합니다.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데 가족들은 도착하지 않네요. 의사는 급하다며 우선 약물 처방을 했다 합니다. 바로 수술을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형님이 죽으면 어떻게 형님 가족들을 만나지? 평생 이 기억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나고 형님은 살아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어봤다고 하네요. 급하게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는 순간 형님이 중얼거렸던 말이 뭐냐고 말이죠. 어이없게도 "우산 챙겨왔냐"라고 물었다고 하네요.
왼쪽 어깨 밑 날갯죽지에 생긴 화상 상처, 못생기고 살찐 지렁이는 도망간 자신을 찾기 위해 아내가 표시해놓은 작품.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연락 두절된 선배를 사방팔방 찾아다녔던 순간. 월간 부부로 살다가 이제야 함께 살기로 했지만 거실에 설치한 텐트 섬에서 살고 있다는 친구. 세상이 돌아가고 죽을 것 같아 병원에 갔더니 온갖 검사를 하라 해서 찾아간 한의원의 검진 결과는 급체. 부친상이라 다녀왔더니 외상 장례식이었다며 돈 빌려 가서 사라진 지인. 코로나19로 마음껏 뵐 수 없었던 아버지와 마지막 만남에서 해드렸던 이발, 돌아가신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열어보지 못한 휴대폰의 어머니 사진...
참으로 다양한 추억과 경험이 담긴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총 37개의 에피소드들이 한 권의 책에 담겨있더라고요. 부모님, 친구, 선배, 후배, 와이프,, 그리고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들이 알록달록하게 펼쳐집니다. 재미나기도 하고 짠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는데요. 또 하나의 감정은 부러움 이었답니다. 읽으면서 살짝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는 삶은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에 말이죠. 이런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삶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모든 이들이 원하는 삶의 목표는 바로 행복이 아닐까 싶은데요.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여유'라는 말이 너무 공감되더라고요. 그리고 여유를 얻기 위해서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는 깨달음 역시나 말이죠. 그래서일까요? 그의 이야기에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추억이기에 반가움도 있네요. 그가 살아온 인생이 담긴 이야기였지만 공감하게 됩니다. 다양한 에피소드 안에는 위트와 재미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철학과 고찰도 담겨있는 듯하네요. 조바심을 버리고 주변을 살피는 여유 때문이 아닐까요? 저 멀리 있는 목표만 보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보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이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싶네요.
어찌 보면 소소하고 가벼운 이야기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누구나 일상에서 한 번쯤은 만났고,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던 거 같아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모두가 친숙한 장면과 추억,,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에세이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래서 읽으면서 가슴속 어딘가 따스해지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가 던지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그동안 잊고 지냈던 저의 이야기도 건네주고 싶어지더라고요. 맞아!! 그렇지!! 나도 그랬는데..!! 이렇게 맞장구를 치면서 말이죠. 그리고 함께 웃으면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듯합니다. 이게 바로 그가 말한 행복이지 않을까 싶네요. 조바심을 버리고 여유를 가지면 된다는.. 저는 오늘, 이 책을 만나서 조금은 덜어내고 조금은 얻게 되었네요. 감성 에세이 한 권,, 여러분께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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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