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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코가라시 와온 지음, 양지윤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5월
평점 :

일본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면 어떤 이야기가 떠오르세요? 우연인 듯하지만 인연 같은 남과 여, 너무나도 아름다운 만남, 행복했던 추억 쌓기, 그리고 너무나도 슬픈 이별.. 그리고 남겨진 사랑이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는 연인의 마지막 인사까지.. 정말 이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들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그들의 아픈 이별에 눈물지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하는데요. 제목부터 화려한 로맨스 소설이라 역시나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답니다. 오랜만에 그런 풍성한 감성에 푹 빠지고 싶기도 했기에 펼쳐봤는데요. 조금 다른 느낌의 소설이었답니다. 스무 고개로 쌓아가는 사랑, 그리고 나를 찾아가는 인생 이야기였는데요. 한번 맞춰보실래요? 스무 번의 질문에 대답해 드릴게요!
꽃집 아르바이트생, 그리고 그 꽃집에서 꽃을 배달시킨 희귀병에 걸린 시한부 인생 고객님.. 이런 애매모호한 관계의 만남이었는데요. 어쩌다가 스무고개 게임을 하게 되었을까요?? 어찌어찌 엮이다 보니 시작한 그녀와 그의 스무 고개.. 진실을 추구하는 기개와 올바른 선택을 위한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요?? 그동안 수백 번까지는 아니지만, 꽤 많은 스무고개 게임을 하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사실인데요. 이들의 스무 고개를 따라가다 보니 충분히 가능하겠더라고요. 아니 이런 멋진 게임은 세상 어디에도 없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내가 이 병원에 입원한 이유'를 시작으로 '하토는 식물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꽃집에서 일하고 있을까', '소노 마키나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건 어떤 인간일까?'를 지나면서 이들은 서로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네요. 서로의 아픔에 대해,, 서로의 인생에 대해,, 그리고 각자의 미래에 대해서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 문제.. '내가 지금 뭘 생각하고 있을까?'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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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사카 하토. 꽃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인데요.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가 특이하네요. 먹고 싶은 것을 먹기 위해? 남편을 잃고 아들에게 모든 것을 올인하는 엄마는 조금.. 아니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이상합니다. 이상한 모임에 가입해서는 온통 초록 풀만 신뢰합니다. 뱀이 나올 것만 같은 음식들과 집안 가득한 식물들.. 이제는 모든 것에 관심을 잃어버리고 그냥 살아가는 것만이 목적인 그는 미래라는 것이 없어 보이네요.
소노 마키나. 몸 안에서 식물이 자라는 희귀한 병에 걸린 여인인데요.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은 아니고, 셀룰로스가 생성된다고 합니다. 주기적으로 제거 수술을 하면 괜찮다고 하지만, 그녀의 피부는 조금씩 딱딱해지고 있었네요. 똑똑한 머리, 예쁜 얼굴, 강단 있고 성격까지.. 하지만, 아픈 과거로 오랜 시간 혼자 버텨야 했던 그녀는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었던 듯합니다. 자신의 몸이 사라지기 전에 말이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살아가기를 원했던 그 마음.. 머지않아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며 그에게 살아가는 이유와 방향을 제시해 주는 그녀 역시나 살고 싶지 않았을까요? 마지막 연인을 위해,,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또 다른 이들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그녀가 참으로 멋지네요. 이별은 언제나 슬픈 일이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이별일 듯합니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건 선의가 아닌 선행..?? 역시나 아니었군요. 선의는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었네요. 그녀의 선의가 만든 풍요로운 인생.. 그리고 이제는 그가 만들어갈 선의를 기대해 봅니다. 슬프지만 아름다웠던 로맨스 소설, 계절이 바뀌는 요즘 살짝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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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