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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역사가 - 주경철의 역사 산책
주경철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월
평점 :

학창 시절에 역사 공부 좀 하셨나요? 그리스 로마부터 시작해서 프랑스 대혁명과 대영제국,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유럽, 황하 문명을 시작으로 다양한 왕조들이 다스렸고 외국 침략으로 험난한 역사를 가졌던 중국, 유럽에서 이주한 이들이 인디언들을 내쫓으면서 결국 최고 강대국으로 우뚝 선 미국까지.. 아이고, 이렇게 기억나는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 몇 가지만 적는데도 머리가 아파집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네요. 그렇게 공부하기 싫었던 역사인데 이렇게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니,, 아마도 공부는 지루했지만, 역사에도 재미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판타지나 공상과학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와 같은 사람들 이야기잖아요. 그들의 욕심과 경쟁, 질투와 사랑 이야기..
그렇다면, 역사학자 주경철의 역사 산책이라면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요. 역사가에게도 역사가 일이 되는 순간 저희랑 똑같은가 봅니다. 고색창연한 사료나 메마른 논문이 아닌, 문학과 예술이 함께 하는 역사를 말하고 싶었다고 하네요. 이런 생각이 반영된 것이 바로 역사 산책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2012년 6월부터 현대문학에 연재하기 시작한 문학과 예술,, 그리고 역사가 연결되는 이야기를 말이죠. 뭔가 의미심장하면서 재미날 듯합니다. 히스토리 역시나 스토리라는 그의 주장에 동의하거든요. 개정판에 담긴 15편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읽으면서 말이죠. 사실,, 일요일에만 하나씩 읽을까 했는데요. 읽다 보니 그럴 수가 없었답니다.
?오래전에 누군가에게 완성되었다기보다는 번역되고 구전되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덧붙여진 길가메시 서사시에 대한 이야기는 역사와 지리, 그리고 다양한 문명이 함께 하고 있네요. 디오니소스를 위한 축제에서 공연되었던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바카이'에 담긴 의미를 찾아봅니다. 테러리스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슬람이지만 한때 정말 넓은 지역으로 문화를 전파했다는 역사를 배우게 되네요. 중세 유럽에 마녀사냥은 기독교 내부에서 다양한 해석으로 발생하는 종파를 처단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맙니다. 문명의 발달로 인류는 모두가 행복해져야만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회에 대해 제안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리고.. 역사에 담긴 이야기들, 그 이야기 속에 담긴 의미들, 그 의미들은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고 있네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순간에도 수많은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배경에는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함께 하고 있을 거고요. 먼 훗날 또 다른 역사 산책에서 지금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그 시절 그들은 알지 못했지만, 지금 우리가 지난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고리타분한 역사 이야기에 질리셨다면, 바람이 살랑이고 햇살도 따스한 산책길을 따라가듯이 역사학자 주경철의 이야기 어떨까 합니다.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 산책길이 정말 다채롭고 다이내믹해질 듯하네요.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