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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유령 ㅣ 푸른사상 소설선 53
이진 지음 / 푸른사상 / 2023년 11월
평점 :

책 제목을 보셨나요? <소설의 유령>이라는 제목.. 어떠세요? 소설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제목입니다. 하지만,, 유령이라!? 뭔가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뭔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라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공포소설도 아니고 스릴러소설도 아니고 추리소설도 아니었는데요. 하지만, 어떤 장르소설보다 더 매력적인 이야기였답니다. 숨겨진 비밀과 예상치 못한 반전, 그리고 돌봄과 사랑과 죽음을 담은 9편의 단편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 작가!! 궁금한 매력이 한두 가지가 아닌 한국 단편 소설집 한 권을 살짝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역시나 대표작인 <소설의 유령을 위한 습작>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제목부터 독특했던 단편이었기에 더 욱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온라인의 모든 기록을 삭제해 주는 디지털 장의사가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한 소설가의 유일한 상속인이라는 여인의 의뢰. 그런데 뭔가 이상하네요. 그녀가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 소설가의 이메일 내용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는데요. 그리고 그 메일에 남겨져있던 그의 남겨진 이야기 하나가 책으로 출간됩니다. 그녀의 이름으로..
여자가 나를 죽일 것이라는 섬뜩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그의 상상 속의 이야기였을까요? 아니면 가사도우미에서 아내의 자리까지 차지한 그녀에 대한 기록이었을까요? 아리송하면서도 무시무시한 이야기였기에 긴장감이 넘치네요. 그렇다면.. 소설의 유령은 누구였을까요? 이젠 온라인 세상에서 영원히 삭제되어 버린 소설가일까요? 아니면 그의 마지막 기록이자 소설을 훔친 그녀가 유령일까요?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단편집을 만나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9개의 단편소설들이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거든요. 사실 단편소설은 읽다 보면 살짝 지겨워지는 경우가 많아요. 긴 호흡으로 읽는 장편이 아니기에 몰입감도 떨어지곤 하거든요. 그리고 작가의 스타일이 반복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하지만, 이번 책은 지루할 틈이 없더라고요. 짧은 이야기들 안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도 있고, 긴장감도 있고, 매력도 있고, 재미도 있었거든요.
책을 덮고 나니 앞부분에 실려있던 작가의 말이 기억납니다. 나무들의 생명을 앗은 대가로 자신의 이름을 새긴 소설집을 발간했다는 독특한 작가의 말에 특별함을 느꼈거든요. 나무의 숨결을 빌려 붙들어놓았다는 그녀의 이야기들. 그래서일까요? 단편 소설 한편마다 조금씩 다른 그녀의 숨결이 느껴지네요. 그래서일까요? 글자 하나하나에서,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에 더 집중하게 되고 더 몰입하게 되고 더 재미나게 읽게 되네요. 이렇게 어느 순간 그녀가 찾고 싶다던 즐겁고 신나는 일을 함께 할 동무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9개의 단편소설들이 가진 각각의 매력 때문에..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