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일기 - 시간 죽이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2
송승언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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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덕후인가요? 혹시 오타쿠인가요? 약간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된 단어라서 솔직하게 답변하기 힘드시면 그냥 속으로만 대답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미친 것처럼 좋아한다는 것 자체만은 정말 존경하고 싶더라고요.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열정을 쏟아붓는다는 것! 무엇인가에 홀릭이 되어 자신만의 전문적인 영역을 만든다는 것! 한 번도 제대로 미쳐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부럽기만 하더라고요. 제 젊은 시절은 그냥 그냥 흘러간 듯해서 아쉽기만 하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프롤로그부터 당당하게 자신은 오타쿠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작가의 이번 에세이 제목은 바로 덕후일기! 오타쿠는 아니고 덕후인걸까요? 어찌 되었건, 송승언 시인이 시간을 죽이는 방법은 바로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다양한 서브컬처들! 사실 게임이나 만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누구나 한 번쯤은.. 아니 지금도 즐기는 현재 진행형인 사람들이 대부분일 텐데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놀라고 말았어요. 그냥 게임이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는 격이 다르네요. 차원이 다릅니다. 이게 바로 덕후!?

 


수렵 게임으로 분류되는 <몬스터 헌터>와 <포켓몬스터>를 시작으로, 미국 트럭과 사막 버스 게임, 수많은 낚시 게임들, 방치형 게임과 야쿠자들이 넘쳐나는 일본 게임들, 적들로부터 세상을 지켜야만 하는 막중한 게임까지… 거의 게임의 역사 사전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너무도 유명한 <카우보이 비밥>부터 <드래곤볼>과 <건담 시리즈>를 다루면서 가감 없는 비판을 날카롭게 날려주고 있네요. 저도 봤던 만화들이지만 저는 그냥 재미나게만 봤던 작품들인데 이렇게 다른 시선이 있군요. <나 홀로 집에>와 <고스트 버스터즈>같은 저도 좋아했던 영화도 있지만, 듣도 보지 못했던 영화들 이야기도 가득합니다. 유명한 영화들인데 제가 모르는 걸까요? 아니면 대부분 사람들이 모르지만 그들만의 세계에서는 필수 관람작인걸까요? 이제는 궁금합니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십니까? 본업이 시인이라면서요?


 

 

글 쓰는 사람이라서? 진정한 덕후이기 때문일까요? 덕후일기는 단순하게 게임과 만화와 영화에 대한 소개가 아니더라고요. 그건 인터넷 검색하면 나오는 거잖아요. 요즘 핫한 chat gtp에게 물어봐도 5초도 안 돼서 답해주는 거잖아요.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조금 더 깊이가 있네요. 방대하지만 그만의 스토리도 있고, 그만의 분석도 있고, 그만의 평가도 있네요. 저는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모습들.. 전체를 봐야만 알 수 있는 사실들.. 진정한 팬만이 말할 수 있는 이야기들!

 

수많은 낚시광들이 있지만 낚시게임은 왜 이정도 수준에서 머물러야 하는 지를 이야기하고, 정말 리얼하게 8시간동안 운전만 해야하는 이해할 수 없는 트럭운전 게임을 통해 다른 삶을 느껴보고, 드래곤볼을 이야기하면서 슈퍼사이언인은 왜 남자만 되는 걸까라는 의문을 제시하고, 건담을 조정하는 강력한 뉴타입 주인공이 정신 붕괴될 수밖에 없었던 심리도 언급하고, 흡혈귀 영화를 말하면서 게임과 영화는 오래전부터 서로가 원작이면 쓰레기라며 비판을 하고, 웹툰 수희0는 너무 현실적이라며 애인과 헤어진 스트리머의 이중적인 상황을 논합니다. 정말로 덕후일기말고는 다른 제목은 생각할 수가 없는 에세이네요.

 

저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해요. 무언가에 미쳐보는 경험은 꼭 필요하다고…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일만 아니라면 괜찮다고 말이죠. 그랬더니 누가 그러더군요. 자기 친구들 중에 오빠부대 1열을 차지했던 친구들은 전부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어영부영 뒷줄에서 소심하게 소리 지르던 아이들보다. 그 열정! 그 집중! 그 패기! 다시 말하지만 그러지 못했던 저는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요? 맞네요! 정답입니다! 언젠가는 저도 쓰고 싶네요. 아니, 언젠가는 쓸겁니다. 나만의 덕후일기.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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