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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약국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1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3월
평점 :

요즘 제가 푹 빠진 책이 있는데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한국 현대소설에 완전 반해있거든요. 그 중에서 현대문학 핀시리즈는 요즘 최애 도서들이라 한권 한권 아껴가며 읽는 중이랍니다. 그런데,,, 이번에 핀시리즈로 에세이가 출간했다고 하네요. 소식을 듣고 얼마나 행복해했던지! 에세이도 제가 좋아하는 분야인데, 핀시리즈로 나온다니 이건 저를 위한 책이 아닐까 혼자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출간하자마자 받았고 읽었고 이렇게 여러분께 살짝 알려드리고있네요. 핀001 김희선 에세이, <밤의 약국>

SF와 기담,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를 유영하는..? 이 책 에세이가 맞는거죠? 책 뒷편에 적힌 글을 읽으면서 살짝 어리둥절했는데요. 알고보니 김희선 작가의 기존 작품들 이야기였더라고요. 그럼 그렇죠! 에세이에 SF와 기담과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가 나올 수는 없잖아요. 김희선 작가가 외계인이나 시간여행을 하는 분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다행히 정말 그런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답니다. 오히려 정말 그런 소설을 쓴 작가가 맞을까 싶은 이야기들뿐이었는데요.

하지만, 화학은 1도 모르면서 약대에 입학하고는, 약화학 중간고사 공부를 하면서 첫장에 나오는 연금술에 꽂혀 시험기간 내내 연금술 공부만 했다는 프롤로그에서 범상치않은 느낌이 오긴 하네요. 학창시절 누구보다 느긋하게 등교를 하면서 지각보다는 주변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삶의 방식은 뭔가 특별함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한 권의 책에 담긴 그녀의 이야기는 잔잔한 추억 여행이었다고 해야 더 좋을 듯 하네요. 아니, 그녀의 담담한 고백이라고 해도 될 듯 하더라고요. 조심스럽게 써내려간 일기를 하나씩 저에게 들려주는 느낌이기도 했어요. 약국에서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 함께 동거동락했던 반려 동물들 이야기, 어릴 적에 기억나는 다양한 추억들까지..

특별한 사건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범상치 않은 일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었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평범한 이야기. 하지만, 그녀만의 특별한 기억과 추억과 생각들이 하나 가득이었는데요. 이것이 바로 에세이가 가진 매력이겠죠? 제가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이거든요.
한가지 특이한 것이 있다면, 그녀는 많은 작가들을 소환하고 있네요. 특히 시인들.. 고형렬 시인의 <조태 칼국수>, 이영광 시인의 <호두 나무 아래의 관찰>, 이수복 시인의 <실솔> 등등. 소환된 시들은 그녀의 이야기의 시작이 되기도 하고 마무리가 되기도 하네요. 이제 저에게 그녀의 에세이 <밤의 약국>이 바로 그런 존재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밤늦게 약국을 지나가다, 다양한 약들을 볼 때마다, 강아지나 거북이를 볼 때 마다 저는 이 책의 내용을 떠올릴 듯 합니다.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