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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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장난삼아 이런저런 잡지나 책들을 보면서 친구들과 손금을 보곤 했는데요. 누군가 제 손금을 보면서 그러더라고요. 큰 굴곡 없이 살아갈 운명이라고요. 손금 덕분일까요? 그 친구의 예언 때문일까요? 다행히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살아가고 있는 듯한데요.\

 

세상에는 그리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더라고요. 이런저런 이유와 이런저런 사유들로 힘들어하는 이들.. 아픈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누군가의 배신, 누군가의 죽음, 누군가의 잘못.. 한평생 벗어날 수 없는 사건으로 운명처럼 엮인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만났답니다.

 

 

 

 

“벌을 주자.“

어떤 말은 혀를 통해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의식을 붙들어 매고 돌이킬 수 없는 힘을 가진다. /p.59


 

진평은 많은 관광객들이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방문하는 작은 도시였는데요. 매년 물놀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소방대 구조반장 최창석과 그의 딸 도담, 도시에서 이사를 온 미용실 원장 전미영과 그의 아들 해솔. 이들이 바로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는데요. 뭔가 감이 오지 않으시나요? 도시에서 온 하얀 소년과 열일곱 동갑내기 시골 소녀, 아픈 아내를 가진 남자와 남편을 잃은 여자. 맞아요. 아이들은 사랑에 빠지고, 중년의 아빠와 엄마도 사랑에 빠지죠.

 

 

하지만, 단순히 풋풋한 청춘들의 사랑과 부모 외도에 대한 배신감 이야기가 아니었네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가 발생합니다. 어두워진 늦은 밤, 계곡에서 몰래 데이트 중인 창석과 미영은 갑작스레 나타난 도담과 해솔에게 놀라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립니다. 그리고 영원히 안녕!

 

 

너 소용돌이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아? 수면에서 나오려 하지 말고 숨 참고 밑바닥까지 잠수해서 빠져나와야 해. /p.32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 도담과 해솔은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됩니다. 수면으로 나오려고 각자 힘들게 살아가지만 더욱더 힘들어집니다. 숨 참고 밑바닥까지 잠수해 보지만 밑바닥이 보이질 않네요. 인연일까요? 우연일까요? 아니면 운명일까요? 다행히 이들은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또다시 만남을 반복합니다. 서로에게 아픔이었지만, 이 둘을 안아주고 사랑해 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네요.

 

 

중성 부력에서는 무중력 상태처럼 자유롭지. 아빠는 도담이가 중성 부력에서처럼 평온하고 자유롭게 살면 좋겠다./p.13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정답일 수도 있을 듯해요. 하지만, 그 시간이 영원할 수도 있을 테니 어렵네요. 아픔은 유통기간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에는 시간 말고도 다양한 약들이 있는 듯합니다. 사랑도 있고, 위로도 있고, 공감도 있잖아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하강 부력에 잡혀버린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떠올라 자유로운 중성 부력에서 평온하고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아픔이 없고 고통이 없는 세상은 어렵겠지만, 누군가 내민 손을 잡고 다시금 올라올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도담과 해솔처럼 말이죠.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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