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시대를 기억하다 - 사회적 아픔 너머 희망의 다크 투어리즘
김명식 지음 / 뜨인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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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투어리즘’이란 용어를 아세요? 한국어로 하면 ‘흑역사 탐방’이라고 하는데요. 뭐가 음흉스럽고 악의적인 느낌이지만, 호기심이나 즐거움이 아닌 위로와 공감의 만남이라면 꽤 괜찮은 여행이지 않을까요?



이전에 출간된 ‘건축은 어떻게 아픔을 기억하는가’ 이후 기억 공간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았다는 저자. 이번 책에서는 보다 일상의 공간에서 기억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고 하는데요.


일상의 기억 공간! 그래서 더욱더 안타까운 기억 공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는 장소가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매일 지나치는 장소.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무관심하고 무의미하게 지나치는 공간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렇기에 더 찾아봐야 하는 공간이겠죠?

 

 

 

건축이라는 행위가 단순한 공간 나누기가 아닌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감탄했어요. 다른 예술에서 볼 수 없는 공간을 형태화하는 행위! 그렇다면, 그 안에 담긴 내용이 그 건축을 정의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우리의 기억이 담긴 공간들. 즉,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모든 건축들은 개개인 각자의 거룩한 기억 공간이 될 듯하네요. 그중에서도 많은 이들의 기억이 담긴 장소들, 많은 이들이 기억해야만 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책 한 권에 담겨있었답니다. 

 

 

현대사의 중요한 4.3 평화공원의 ‘비설’, 노동자들의 투쟁이 담긴 ‘전태일기념관’과 ‘모란공원’, 대표적인 도시 재생 프로젝트였던 ‘공중보행로, 서울로7017’, 천주교 순교자들의 기억이 담긴 ‘서소문역사공원과 역사박물관’, 3.1절 100주년을 맞이해서 대한독립역으로 변모한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쳤던 많은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답니다.

 

 

 

한국의 전통적 추모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가슴 아픈 일은 빨리 잊어야 한다”며 4.16 생명안전공원의 건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냅니다. /P.63


 

아직도 그 아픔이 사라지지 않은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가슴에 박힌 가시처럼 영원히 남는 아픔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대로 다행히도 최근에 안산시에 추모 공원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하네요.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합니다.

 

 

하지만, 한국 정서에는 아직 어려운가 봅니다. 혐오 시설이라며.. 굳이 아픔을 기억해야 하냐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고 한심하고 슬프지만.. 한국도 조금씩 변하고 있으니 희망을 가져봅니다.

 

 

얼마 전,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아픔을 겪었잖아요. 이태원 사건.. 누굴 원망하고 누굴 탓하기 전에, 누군가의 아픔을 먼저 위로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들이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처벌이나 얼마의 보상금이 아닐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벌써 한 달.. 곧 일 년.. 이러다 보면 그들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겠죠? 소거는 정답이 아닐 듯합니다. 아픔은 내뱉어야.. 슬픔은 나눠야.. 추억은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태원 그 골목에도 모두를 위한 기억이 새겨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아픔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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