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2
이주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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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았어요. 그냥요.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서 한동안 책표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었어요. 가만히 들려오는 창밖의 저녁 소음들 속에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좋았거든요. 책 속의 주인공들이 각자 또는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거든요. 시끌시끌하지도 소란소란하지도 않은 그들의 이야기.

 

설렘이나 긴장감은 1도 없는 이야기였지만, 가슴속을 스미는 선한 마음이 느껴졌던 이야기였기에 너무 좋았던 책 한 권이었어요. 믿고 읽는 핀시리즈라는 이웃분의 말씀은 이제 제가 여러분께 해야 할 말이 되어버렸네요.

 


 

 

모르는 사람들이 내게 괜찮다, 말해주네. /p.9


 

괜찮다.. 이 말 한마디의 힘을 아시나요? 누구에게나 쉽게 건넬 수 있는 한마디이지만, 그 한마디가 큰 힘이 되는 사람도 있답니다. 아마 이 책의 주인공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일 듯 하네요. 함께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가 된 유리는 20,408원의 잔고와 7천만 원가량의 빚이 전부였고.. 그녀에게 손을 먼저 내민 언니는 어릴 적 실수로 집을 전부 태워버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인물이었는데요. 어찌하다 함께 살게 된 이들은 남보다는 조금 더 가깝고 가족보다는 살짝 먼 관계 정도인 듯하네요.

 

하지만, 서로를 생각하면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 주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그들이었기에 그 관계가 불편해 보이지 않습니다. 넓은 집도 없고, 많은 돈도 없고, 거창한 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함께 산책하고,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라면을 끓여먹고, 함께 이야기하는 모습이 오히려 부럽기까지 하네요.

 


 

 

맞아요. 그들은 각자 외롭고 쓸쓸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서, 집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릴 수 있어서, 곁에 있어줘서, 태어나줘서 고마운 존재들이었어요.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주는 그들의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들에 저 역시 위로를 받게 되네요.

 

이렇게 책 리뷰를 쓰고 있으니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집니다. 그들과 함께 산책하고,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집니다.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은 오늘 같은 밤에는 더욱더..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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