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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나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2
이주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8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q/o/qortn78/IMG_IMG_2693.jpg)
너무 좋았어요. 그냥요.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서 한동안 책표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었어요. 가만히 들려오는 창밖의 저녁 소음들 속에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좋았거든요. 책 속의 주인공들이 각자 또는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거든요. 시끌시끌하지도 소란소란하지도 않은 그들의 이야기.
설렘이나 긴장감은 1도 없는 이야기였지만, 가슴속을 스미는 선한 마음이 느껴졌던 이야기였기에 너무 좋았던 책 한 권이었어요. 믿고 읽는 핀시리즈라는 이웃분의 말씀은 이제 제가 여러분께 해야 할 말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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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들이 내게 괜찮다, 말해주네. /p.9
괜찮다.. 이 말 한마디의 힘을 아시나요? 누구에게나 쉽게 건넬 수 있는 한마디이지만, 그 한마디가 큰 힘이 되는 사람도 있답니다. 아마 이 책의 주인공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일 듯 하네요. 함께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가 된 유리는 20,408원의 잔고와 7천만 원가량의 빚이 전부였고.. 그녀에게 손을 먼저 내민 언니는 어릴 적 실수로 집을 전부 태워버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인물이었는데요. 어찌하다 함께 살게 된 이들은 남보다는 조금 더 가깝고 가족보다는 살짝 먼 관계 정도인 듯하네요.
하지만, 서로를 생각하면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 주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그들이었기에 그 관계가 불편해 보이지 않습니다. 넓은 집도 없고, 많은 돈도 없고, 거창한 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함께 산책하고,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라면을 끓여먹고, 함께 이야기하는 모습이 오히려 부럽기까지 하네요.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q/o/qortn78/IMG_IMG_2723.jpg)
맞아요. 그들은 각자 외롭고 쓸쓸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서, 집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릴 수 있어서, 곁에 있어줘서, 태어나줘서 고마운 존재들이었어요.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주는 그들의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들에 저 역시 위로를 받게 되네요.
이렇게 책 리뷰를 쓰고 있으니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집니다. 그들과 함께 산책하고,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집니다.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은 오늘 같은 밤에는 더욱더..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q/o/qortn78/IMG_IMG_2722.jpg)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