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전경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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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좋아하시나요? 저는 강아지와는 다른 느낌이 있어 반려동물로 함께 하고 싶기도 하지만, 예로부터 신비한 동물로 통했던 고양이라서 살짝 무섭기도 하더라고요. 특히 검은 고양이! 양쪽 눈 색깔이 다른 오드아이! 아기 울음소리를 닮은 울음소리! 너무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봤나요? ㅎㅎㅎ 이번에 만난 이야기도 바로 이런 신묘한 고양이가 주인공인 다크 판타지 소설이었는데요. 이야기의 시작이 살짝 가슴 아팠어요. 차 안에 방치되어 죽음을 맞이한 다섯 살 꼬마 아이와 그녀를 살리고자 노력했던 검은 고양이 이야기였거든요. 요즘도 잊을만하면 나오는 무책임한 부모 뉴스가 이야기의 시작점이라니.. 에휴! 그래도 결말은 해피엔딩이겠죠? 희망을 가지고 찬찬히 읽어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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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라..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수련이에요옹. 우린 모두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옹. 그 사람을 만나러 가려고 여기에서 일하는 거예요옹.


 

다갈색 머리의 호텔 보이는 경박하고, 통통한 프런트 직원은 몰상식하고, 외모가 아름다운 오너는 은근 무례하고, 아일랜드 출신 요리사는 요리는 훌륭했지만 언어가 서투른 바로 이곳. 바로 고양이 여관 마아키스 인데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떠밀리듯이 도착한 손님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분위기에 휩싸여 하룻밤을 머물게 됩니다. 흠.. 뭔가 사연이 하나 가득인 손님과 뭔가 엄청나게 수상한 여관 직원들의 배틀이 펼쳐지는데요. 배틀이라 하니 뭔가 목숨을 건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계시나요? 그런 건 아니고요. 뭔가 사연과 사연이 만나고, 이야기와 이야기가 만나면서 이상하게 해결되버리네요. 고양이 요괴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무슨 해결사나 상담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어디 이런 곳 없나요? 살짝 위험 요소가 있지만, 이렇게 한방 해결이면 저도 가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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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아니 우연히 찾아오게 되죠. 아니 아니 우연히 찾아온 것처럼 느끼게 만들죠. 아무튼! 성희롱이 난무하는 연예계를 몸소 겪었지만 자신도 그들과 똑같이 되어가고 있던 연예 기획사의 총괄 여배우, 어영부영 살아가다가 여자친구 임신에 후다닥 도망쳐버린 젊은이, 임신했다는 이유로 남자 친구에게도 회사에서도 버림받고 마지막 여행을 떠나던 미혼모, 즐겁던 럭비 동아리 활동이 이제는 커다란 짐이 되어버린 럭비 동호회 주장까지.. 힘들고 어렵고 괴로운 사람들이 모두 초대받았나 보더라고요. 에휴.. 기묘한 여관에서의 하룻밤! 파아란 호숫가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다섯 살 꼬마 아이와의 만남. 그리고, 그 다섯 살 꼬마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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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제 말은 고양이는 인간의 관찰자일 수 있다는 겁니다. 길들여진 다른 동물과는 격이 다르달까요.


 

아일랜드의 고양이 요정 카트시의 왕, 아서왕의 전설에 나오는 거대 고양이, 인도 여신 샤슈티 마의 축복을 받은 고양이까지.. 전 세계에 남아있는 고양이 설화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야기들! 무시무시한 요괴 고양이의 여관이 아닌, 인생에서 패배하거나 삶을 포기하고픈 이들에게 한순간의 깨달음을 주는 상담소였던 거 같아요. 사실 모든 상담이 그렇듯이 어떤 해결책을 주기보다는 스스로 해답을 찾게 해주고 있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할지, 뭘 해야 하는지.. 단지 인정하기 싫었고, 단지 알고 싶지 않았고, 단지 깨닫지 못했을 뿐이었죠. 이래서 고양이들에게 신묘한 힘이 있다고 하는 걸까요? 완전 충격 요법으로 깨달음을 줬거든요! 정말 고양이는 인간의 관찰자였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제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을 보면 조용히 눈을 마주쳐봐야겠어요. 영묘한 능력으로 저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도 모르잖아요. 아니면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로 안내할지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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