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말리
에르베 르 텔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MG_0352.jpg

 

얼마 전에 저녁을 먹다가 쌍둥이 이야기가 나와서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너랑 똑같이 생기고, 너랑 똑같이 생각하고, 심지어 너랑 똑같은 기억을 가진 또 한 명의 네가 있으면 어떨까? 네가 좋아하는 것도 같고, 네가 싫어하는 것도 같으면 재미나지 않을까? 완벽한 친구가 한 명 생기는 거잖아. 여러분은 어떠세요? 이런 또 다른 내가 나타난다면 팔 벌려 환영하실 건가요? 아니면 괴물을 만난 것처럼 화들짝 놀라서 비명을 지르 실 건가요? (이러면 자기 자신이 괴물이라고 인정하는 걸까요? ㅎㅎ) 저희 집 아이의 대답은 "싫어!" 였답니다. 자기는 한 명만 있으면 된다네요..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답니다. 한두 명이 아닌 무려 243명이 갑자기 나타났네요!!!

 

IMG_0353.jpg

 

다양한 인물들 이야기가 1부에서 나오는데요. 멋진 남편이자 좋은 아빠로 살아가는 살인 청부업자, 암진단이 확실시 되는 비행기 기장,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활동하는 나이지리아의 유명 가수, 서로에게 멀어져가는 연인들, 소설가, 변호사... 각자의 삶에는 비밀도 있고 사연도 있고 역사도 있었는데요. 이들은 같은 비행기를 탑승했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들이었지요. 하지만, 이제 이들은 전세계의 관심을 받는 그룹이 되어버립니다.

 

IMG_0354.jpg

 

9.11 사태이후 모든 것에 대한 대응 메뉴얼이 작성되었다는데요. 외계인 침공이나 우주전쟁 까지 정말 상상력의 최고입니다만.. 정말 혹시 진짜로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나면 선택되는 대응 메뉴얼! 프로토콜 42가 발효되었답니다. 메뉴얼 작성자도 당황할 수밖에 없는 전대미문의 사건! 바로 3월에 착륙했던 비행기가 6월에도 갑자기 나타났다? 같은 비행기, 같은 승객, 같은 승무원!!! 6월에 나타난 이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3월에 착륙한 이들은 또 누구인가?

IMG_0355.jpg

 

또다른 자신을 만난 이들을 놀라게 하고, 전세계를 놀라게 하고, 종교와 사회적인 논쟁을 만들어냈고, 다양한 이론들이 난무하게 만들었던 사건! 이 순간을 '아노 말리 : 이상, 변칙, 모순'이라 불리웠는데요. 비행기에서 내리니 자살한 자신이 썼다는 책을 만나게 된 작가, 급성암으로 죽어가는 자신을 만난 기장, 사랑하는 연인의 아이를 임신한 자신을 만난 여인, 또 다른 자신을 조용히 처리해버린 살인 청부업자까지.. 또 다른 비행기보다 또 다른 나를 만난 이들의 이야기에서 느낄 것들이 많은 이야기였네요. 하지만.. 이 세상은 세 번째 자신까지 받아들이기에는 힘들었나 봅니다.

 

IMG_0356.jpg

 

놀라운 상상! 하지만, 있을법한 이야기! 그리고, 과학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닌 종교와 문화와 철학까지 버물어놓은 SF 소설이었어요. 평범한 SF 소설이었다면 도플갱어처럼 갑자기 나타난 6월 비행기와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질병이 발생하거나, 시간차 발생으로 새로운 과학이 발견되고 시간 여행이 진행되거나, 외계인이나 타임머신 이야기로 갈 수도 있었을 법 한데요. 3월 비행기와 6월 비행기의 만남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과 더불어 나와 내가 만나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들로 특별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답니다. 재미난 상상과 인간의 본성을 잘 풀어놓은 소설! 왜 콩쿠르 상을 받았고, 왜 많은 화제와 판매를 기록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던 베스트셀러이었답니다.

 

IMG_0357.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