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집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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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아동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당연히 <해리 포터>일듯 하네요. 혹시 다른 작품이 있을까요? 아마도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또 하나의 작품이 떠오르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미국 아마존 판타지 부문 1위! 마법적 존재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마법 아동 고아원에 파견된 사례연구원 이야기라는데요. 6명의 독특한 아이들과 어떤 일들이 벌어진 걸까요?? 따스한 동화라고 하는데요.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한 소설을 만나봤답니다.

 

2014년 슬픔과 믿음이라는 주제를 판타지로 풀어낸 <Into This River I drown>으로 람다 문학상 '베스트 퀴어 로맨스'를 수상한 TJ 클룬. 퀴어 문학과 판타지의 만남?? 굉장히 독특한 이야기 경력을 가진 작가라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역시나 이번에 만난 <벼랑 위의 집>에도 동성애 코드가 살짝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퀴어 문학이라기보다는 완전한 판타지 소설이었답니다. 아니, 오히려 신비로운 마법 존재들의 이야기 아래에 깔려있는 편견과 차별이라는 주제에 잘 맞았던 거 같아요.

 

 

마법 아동들이 모여있는 고아원들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마법 아동관리부서 (DICOMY)에서 17년 동안 근무한 사례연구원 라이너스는 최고위원들에게 특별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마르시아스 섬에 있는 비밀 고아원에 한 달 동안 있으면서 객관적인 보고를 해달라는 것이었죠.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그러는 걸까요? 4급 기밀 업무라고 하네요. 최고 등급입니다!

 

그곳에는 특별한 마법 아이들 6명이 있었지요. 내장을 녹여버리고 세상을 멸망시킨다는 무시무시한 농담을 하는 악마의 아이 루시, 멋진 정원을 꾸미는 장난꾸러기 여자 노움 탈리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지적 생명체 와이번 시어도어, 무리 중에서도 강력한 힘을 가진 숲의 정령 피, 12번이나 버림받은 아픈 상처를 가진 포메라니안 변신 능력자 샐, 그리고 사람들이 괴물이라 부르던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천시. 하지만, 이들은 무시무시하고 잔혹한 존재가 아니었답니다. 모험을 좋아하고 농담도 잘하고 노래도 부르고 서로를 사랑하는 귀여운 아이들이었지요. 그리고, 그들을 잘 보살펴주고 있는 섬의 정령 조이와 고아원 원장 아서가 함께 하고 있었답니다. 그곳은 그들의 집이었답니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진짜 집이요.

 

하지만, 이들은 세상 사람들의 편견과 오해로 인해 바깥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비눗방울 안에서 그들만의 세상에서 행복을 찾고 있었죠. 라이너스 역시도.. 이들이 만나면서 비눗방울을 터트리고 세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상처의 치유와 다름의 인정에 대한 따스한 이야기도 있었고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어떤 비밀이 숨어있고, 어떤 사건들이 있었을지요..    

 

마법 존재들은 당연히 인간 사회에서 낯선 존재일 겁니다.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존재일 테지만, 나와 다르기 때문에 모르고, 모르기 때문에 두렵고, 두렵기 때문에 통제해야만 하는 존재일 뿐이었답니다. 다행히 소설 속에서는 많은 인간 어른들이 세상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성공할 것 같아 보입니다. 희망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떨까요? 하늘을 날아다니고, 온몸에 털이 있고, 악마의 자식은 없지만.. 얼굴색이 다르고, 행동과 말이 다르고, 단지 나와 조금 다를 뿐인 이웃들이 있지요. 다른 게 나쁜 건 아니라고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로 어떤가요? 우리 주변에 알지 못하는 수많은 차별과 편견들!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는 거겠죠?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항상 도덕적이고 바람직한 답을 이야기해 주곤 하죠.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어른들이 정말로 그처럼 행동하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언행일치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글쎄요. 100%는 아닐 거라 생각해요. 이 책에서도 원장 아서, 섬의 정령 조이, DICOMY 사례연구원 라이너스는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들을 해줍니다. 너무나도 멋진 말들이었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은 자신의 말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랍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키고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삶!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고,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답니다. 청소년 추천도서, 더불어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픈 도서였어요! 재미와 감동, 교훈이 가득한 이야기!!

남기고 싶은 문장들

 

중요한 건 사소한 것들입니다. 어디서 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눈앞에 나타난 작은 보물들 말이죠. 그것도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참 아름답지 않나요? /p.137

 

아서는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는 항상 시간을 내야 한다고 했어요. 안 그러면 행복해지는 방법을 잊어버릴 수도 있대요. 베이커 씨는 행복해요? /p.160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우리가 가장 덜 두려워해야 하는 일일 수도 있단다.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인 거야. 만약 그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있을까? /p.197

 

우리가 사는 그 집이 꼭 진짜 집인 건 아니야. 집이란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고. /p.425

 

저는 그 말을 믿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우리인 건, 어떻게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이 삶을 어떻게 살기로 결정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저 흑백으로 나눌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흑과 백 사이에 그토록 많은 것들이 있으니까요. 숨겨진 의미를 모르면서 도덕적인 것과 비도덕적인 것으로 나눌 수도 없습니다. /p.532

 

 

 

출판사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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