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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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일들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 다 알 수가 없답니다. 오늘 아침에 우연히 함께 지하철 옆자리에 앉았던 학생이 저녁에 여자친구와 헤어질 수도 있고, 그 헤어진 여자친구가 옆집 할머니의 손녀일 수도 있고, 그 할머니가 키우던 강아지가 어제 공원에서 만나 귀엽다며 쓰다듬어 주었던 강아지일 수도 있죠. 이렇게 연결연결되는 사건들, 생각하지도 않은 인연들은 항상 우리 삶속에 있지만 우리는 알 수가 없죠.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 책에서는 이 모든 것들을 알 수 있죠. 전지적 작가시점이라는 초능력이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행동에 안타까워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슬퍼서 같이 울기도 하는거겠죠! 모든 것을 알기에.. 완전히 주인공과 혼연일체가 될 수 있기에 말이죠.

 

 

하지만, 이건 독자나 시청자에게만 허락된 특혜 같은건데... '알렉산드르 뿌쉬낀'이라는 러시아 작가가 쓴 '벨낀 이야기'라는 단편집 주인공들은 우연한 기회로 사건의 결말을 알게 된답니다. 추리 소설에서 탐정이 사건의 모든 비밀을 주루룩 펼쳐놓는 것처럼 말이죠. 평생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을법한 사건의 결말을 알게 되는거죠. 얼마나 기쁠까요? 얼마나 신기할까요? 얼마나 속이 시원할까요? 정말 소설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진짜 소설에서 일어나고 있는거죠! 그렇기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우리들은 그 주인공과 함께 무릎을 탁 치면서 '아하!'를 연발할 수밖에 없던 이야기들이었답니다. 이런 우연이 있나 하면서도 이렇게 재미난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은... 재미날 듯 하지 않나요? 정말 재미난 단편들이었답니다!

 

 

총 다섯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벨낀 이야기', 정확하게는 '고 이반 빼뜨로비치 벨낀의 이야기'라는 기나긴 제목을 가진 책이었는데요. 제목 그대로 이반 빼뜨로비치 벨낀이라는 가상의 작가가 쓴 소설 모음집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래서 재미나게도 '발행인의 말'이라는 chapter로 시작된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결투신청을 거부하는 총잡이의 사연인 '마지막 한발', 눈보라 때문에 바뀐 인생 이야기 '눈보라', 말 한마디 때문에 공포 체험을 한 '장의사', 납치당하듯이 떠나간 딸을 찾아다니는 '역참지기', 말괄량이 아가씨의 비밀 연애 사건인 '귀족아가씨'. 이렇게 개성넘치는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었답니다.

 

 

이 다섯 편의 단편들 중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소설은 바로 '눈보라'였답니다.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를 배신하고 사랑을 선택한 연인들. 눈보라가 치던 어느 날, 그들은 몰래 교회에서 결혼을 하고 도망가기로 했죠. 하지만.. 안타깝고 불행하게도 심한 눈보라 때문에 남자는 도착하지 못하고, 여자는 집으로 돌아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갑니다. 세월이 흐르고, 굳게 닫혀있던 그녀의 마음에 들어온 한 남자! 하지만, 이들의 결혼은 남자의 고백으로 혼란 속에 빠집니다. 그는 결혼 서약을 한 남자였던거죠... 그러나 소설은 해피엔딩! 과연 어떤 반전이 있을까요?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그 반전! 그 우연! 이게 바로 신의 장난인거죠! 저도 모르게 "와우!"라는 말이 소리내어 나와서 깜짝 놀랐답니다!!

 

 

세계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서평을 해놓은 '대위의 딸'이라는 책을 쓴 작가가 바로 이 단편집의 작가 '알렉산드르 뿌쉬낀'이었는데요. 이번 단편들을 읽고나니 그의 대표작 '대위의 딸'을 읽고 싶어졌답니다. 이런 기발한 이야기를 쓴 작가라면, 다른 소설도 기대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마 조만간 읽어볼 듯 합니다. 기대되네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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