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아마 나도 엄마를 무척 사랑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모든 정상적인 사람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기도 하지 않는가...

p.91

 

주인공 ‘뫼르소’의 평범하지 않은 생각들은 읽으면서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거죠? 생각의 흐름대로 말하는 개념없는 사람은 아닌 듯 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고 해야할까요? 근데 보통의 사람들과 많이 달라서 문제인듯 합니다. 다행히도 여자친구는 이게 또 매력이라고 하네요. 이런 주인공이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온 것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삶이 그를 그렇게 그냥 두지를 않습니다. 큰 고난을 줍니다! 살인을 했어요!! 과연 그는 이 고난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그럴까요??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런 생각들로 가득차있고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이가 과연 괜찮을런지...

 

재판이 진행되는 2부는 읽으면서 점점 어이가 없어지더라구요. 분명 주인공이 어찌어찌하다가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재판인데, 내용은 점점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그의 태도를 비난하면서 주인공의 인간성에 대한 논쟁으로 논점이 바뀌고 있더라구요. 게다가, 그 논쟁에는 정작 당사자인 주인공은 참여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검사, 변호사만이 참여하고 있었답니다. 더 웃긴거는 그와 정말 가까웠고, 그의 내적인 면까지 알고 있는 연인 마리와 친구 레몽은 아니라고 하는데,,, 왜? 왜! 몇마디 대화도 안해보고 서류만 읽어보았을 검사는 저리도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는 걸까요? 뫼르소는 진정한 악이라고 말이죠. 참나!!!

 

그런데... 더 답답한 것는 주인공 뫼르소입니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고, 아무래도 상관없고, 모든 것이 쓸모없는 일이다' 라는 사상의 주인공이라지만!! 그래도 자신에 대한 변명은 강력하게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다른 사람 이야기라도 되는 듯이 옆에서 듣고만 있으면 어찌합니까? 그래놓고는 사형 전날 신부에게는 왜 그리 소리소리를 지른거죠? 설마 사형 선고를 받을 줄은 몰랐나요?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떨어져있는 이방인이자, 자기 자신에게도 이방인이었던거 같네요. 뭔가 모래알 몇 톨이 몸에 붙어있는 것과 같은 개운하지 않은 느낌!! 부조리한 이야기에 한숨을 쉬며 책을 덮게 되네요.

 

이 소설은 알베르 카뮈의 부조리 3부작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에세이인 "시지프 신화"와 희곡인 "칼리굴라"와 더불어서 말이죠.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인간의 부조리와 자유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의 삶은 항상 이치에 맞고 인과관계가 뚜렷한건 아니잖아요. 그것이 개인들이 가진 가치와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현상일 수도 있을 것이고, 내맘대로 되지 않는 삶의 복잡성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이 소설은 이 모든 것들이 담겨져있는 듯 하네요. 약간은 낯선 이야기였지만, 다 읽고나서도 뭔가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였답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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