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910년, 훈이가 스물일곱 살이 되던 해에 조선은 일본에 합병되었다. 그러나 훈이의 어부 아버지와 어머니는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신체 건강하고 검소한 서민일 뿐이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썩어빠진 통치자들이나 무능한 양반들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p.12

부산 영도에 사는 훈이는 언청이에다 한쪽 발이 뒤틀린 기형아였지만, 누구보다도 온화하고 사려깊은 아이였다. 부유하지는 않았으나, 허름한 하숙집으로 삶을 지탱해가는 성실한 부모님을 가진 아이였다. 어리지만 생각이 깊은 양진과 결혼한 훈이. 그리고 그들의 딸 선자를 지나 선자의 아이들까지의 이야기가 그냥 당연한 인생의 한 부분과 같이 쓰여져 있었다. 신데렐라의 행복찾기와 같은 이야기도 아니었고, 대한독립을 꿈꾸는 숨겨진 영웅의 이야기도 아니었다. 꿋꿋하게 삶을 이어가는 우리 조상들 중에서 지극히도 평범하한 한 가족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뭐 그리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사연있고 굴곡있는 그들의 인생사는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 같았다. 그렇기에 읽는내내 이야기에 푹 빠져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렵고 어려웠던 시절에 먹고사는 것이 중요했던 평범한 가족. 훈이와 결혼한 양진은 홀로남아 꿋꿋하게 하숙집을 하면서 선자를 키워냈다. 선자는 유부남인 한수와 사랑에 빠졌지만, 목사인 이삭과 결혼하여 한수의 아들과 이삭의 아들을 낳는다. 그렇게 일본에서 한국인으로써 조선인으로써 그들은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뭐든지 해야만 했던 삶 속에서도 사랑에 빠졌다가도, 이별에 가슴 아파하고,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고,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고 있었다.

 

한국계 1.5세대인 저자는 유년시절 가족 이민으로 뉴욕에 정착하고, 일본계 미국인 남편과 함께 일본에서 4년간 생활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재일 교포의 이야기를 한편의 드라마로 서술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한국에 사는 우리들은 많이 접해본 이야기들일 수도 있는 것들이었다. 다양한 소설 속에서, 여러 드라마 안에서, 역사를 이야기하는 영화에서.. 일본이 조선을 힘으로 합병하고 한국인들을 핍박하였던 과거의 일들은 우리에게 그리 낯선 이야기는 아니었다. 항상 아프고 슬픈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시절을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나 본적은 없었던 거 같다. 평범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절대로 평범하지 않았다. 재일교포 1세대와 2세대의 이야기에 이어지는 3세대와 4세대 이야기가 2권에서 이어진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의 피가 있지만 한국이도 아닌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진다.

 

 

<이 글은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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