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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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8년 7월 17일 가장 무더웠던 그날 프랑스에사 악취가 가장 심한 파리의 한 시장에서 한 아이가 태어난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이의 엄마는 태어난 아이를 생선 도마 밑에 버린다. 곧 죽을 아이였지만, 그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큰 목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생존을 선택했던 그 아이.. 누구에게나 있는 사람 냄새가 없는 아이.. 장바티스트 그르누이였다.

그는 조용히 자신의 존재를 감추며 성장한다. 모든 냄새를 구분하고 기억하고 재창조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그였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천재성은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 냄새라는 덧없는 영역이었다. 그는 자신이 차곡차곡 쌓아올린 냄새의 기억들을 가지고 자신만의 왕국을 만든다. 파괴하고 창조하며 왕으로 군림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냄새가 없음을 깨닫는다. 자신이 인식하는 존재의 이유인 냄새가 없는 나.. 내 존재감의 부재에 충격을 받는다. 그리곤 향기로운 소녀의 냄새를 훔치기 시작하는데..

 

그르누이가 만든 향수는 모든 이들이 한순간에 취해버리는 그 어디에도 없는 향기였다. 하지만, 그 향수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은 그르누이 자신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은 그 향수의 마법에 걸리지 않았다. 진정한 모습을 알고 있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르누이는 한평생 자신의 참된 모습, 진정한 나를 찾아다닌다. 냄새라는 특별한 영역을 통해서! 하지만..그는 끝내 찾지 못했다. 타인을 지배할 정도의 능력을 소유했지만, 자신을 제대로 보아주지않는 그들의 모습에.. 진실된 자신을 보여줄 수 없는 스스로에게 분노하고 슬퍼한다. 그르누이는 그 스스로가 아닌 그가 만든 향수로 정의되어 보여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우리들도 그런 삶을 살고 있는거 아닐까? 진정한 내 모습이 아닌 가면 속에 숨어있는 나.. 사회 속에서 내 모습은 어떤 모습으로 타인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걸까? 내가 만든 나의 모습! 남이 만든 나의 모습! 이 모습들이 진정한 나의 참모습일까? 한번쯤은 생각해봐야할 듯 하다..나의 위치로 인해, 나의 지위로 인해, 나의 역할로 인해 내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내 가면은 얼마나 두꺼운지를..

<이 글은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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