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망다랭 2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송이 옮김 / 현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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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와 '안'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서술되는 구조의 소설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독일군이 파리에서 퇴각한 그날에 열린 파티를 시작으로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해갔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좌파성향의 신문인 <레스푸아>의 편집자 앙리로 대변되는 프랑스 남자 지식인. <S.R.L.>이라는 좌파 사회단체를 이끄는 지식인 뒤브뢰유의 아내이자 정신과 의사인 안으로 대변되는 프랑스 여자 지식인. 미국과 소련,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냉전체제 속에서 그들의 이념과 정치 이야기였고, 지식인들의 명예와 신념에 대한 이야기이였으며, 혼란의 시기에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

 

누군가에게 어떤 고민이나 어려움을 들었을 때 흔히들 하는 답변이 있다. "다 이해한다고.. 나도 니 맘 다 안다고.." 하지만, 사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렇다고 생각할뿐이다. 인간은 자신만의 생각 안에서 살아가는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치즘에서 벗어나 프랑스의 재건을 꿈꾸던 지식인들은 목표는 하나였지만, 각자 자신만의 방향과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돌진한다. 소련과 미국으로 나뉘는 냉전 체제 아래에서 공산주의냐 민주주의냐 큰 갈래는 있었지만, 너보다는 내가 옳았기에 금새 적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두 노선의 중간 단계에서 중도의 길을 걷고자 했던 <레스푸아>와 공산당들과 협력하면서도 그들을 견제하고자 했던 <S.R.L.>은 결국에 이도저도 아닌 것이 끝나버린다.

프랑스의 지식인들은 전쟁 이후 만인의 평등을 주장하는 이상적인 공산주의를 추종하였다. 하지만, 결국에는 미국은 유럽을 제압하고, 우파 세력의 확장하였고, 대독 협력자들의 복귀하고, 공산주의자들의 쇠퇴하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친숙한 레파토리가 아닌가? 바로 일제시대를 끝내고 해방이후의 대한민국 모습이 바로 이러지 않았나 싶다. 공산주의를 주장하며 만인의 평등사회를 쫓는 이들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손잡은 이들이 정권을 잡았고, 친일 세력은 조용히 다시 힘을 얻었고... 그리고는 안타깝게도 한국은 남과 북으로 이념에 따라 분단되었다. 사회단체를 이끌었던 뒤브뢰유는 "우리는 낡은 이상주의를 믿으라고 요구만 했었다. 너무 낙관적이었다. 아무것도 해야 할 일이 없었던 것이었다"라며 자신들의 행동이 무의미했음을 이야기한다. 글쎄..?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는 후대에서 판단해 주지 않을까? 현재의 우리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개개인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지원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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