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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 ㅣ 말들의 흐름 1
정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평점 :
책으로 하는 끝말잇기 시리즈인 말들의흐름 첫번째권인 [커피와 담배]를 만나보았다. 단어 두개를 주제로 글을 쓰면, 그 다음 사람은 그 중에서 한 단어와 새로운 단어 하나로 글을 쓰는 독특한 시리즈. 그렇다고 이야기가 연결되지는 않는단다. 그럼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겠지만, 서로 다른 두사람이 같은 한 단어로 이어진다는 것에서 뭔가 재미난 공통점이 나오지 않을까? 이런 즐거움이 기대되는 에세이였다.
커피.
글쓴이는 커피를 포기할 수 없는 자신의 유일한 사치라고 하였다. 한국에서 버틸 수 없을 때마다 떠났던 해외 방랑길에서도 없는 비용이었지만 커피 한잔은 포기할 수 없었다. 5백원이 아까워서 아메리카노가 아닌 에스프레소를 마셨으면서도, 어떤 때는 시급 5천원 알바하면서 5천5백원 카푸치노를 마셔야만 했다. 결국 까페를 차린 글쓴이에게 커피는 하나의 도피처, 아니 안식처가 아니었을까?
담배.
글쓴이는 담배가 없는 천국보다는 담배연기가 자욱한 지옥을 선택하겠다고 할 정도로 담배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어릴 적 누워만 계시던 할아버지의 냄새였고, 담배피던 모습이 멋져서 좋아하게 되었던 남자의 그림자였다. 그리곤 모든 안좋다는 것들을 다 버린 그 남자와 다시 만나서 시작한 연애에서 그를 따라 시작한 금연과 금육, 금주를 참지못하고 헤어져버린 게 바로 글쓴이였다. 그녀에게는 담배는 추억이었던 것이 아닐까? 사랑했던 이들에 대한 추억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커피도 거의 마시지 않는다. 건강에 안좋아서? 돈이 드니까? 담배 냄새가 싫어서? 커피 쓴 맛이 싫어서?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찌되었건 안하고 안마신다. 하지만, 나에게도 담배와 커피는 지난 날의 추억이 담겨져 있다. 담배 냄새나던 아버지의 젊은 시절, 담배 연기 자욱하던 사회초년생 시절의 회의실. 그리고, 물을 하나가득 섞어서 묽게 만들어 보리차 대신으로 마신다던 친구, 첫사랑과 늘 함께가던 커피향 가득 학교 앞 카페의 방명록에 쓴 글들. 글쓴이가 말했듯이, 조각조각 부서진 채로 가라앉아 있던 추억들이 담배 연기와 커피 향기가 가득한 이야기를 통해 한올한올 떠올랐다. 이것이 에세이의 힘인가?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