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이라는 유명한 청소년 소설을 쓴 박현숙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구미호 식당2라고 부제로 되어있지만, 굳이 연결해서 읽을 필요는 없을 듯 한 이야기였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하루가 삶의 목표인 나일호. 중학생 나일호는 아침부터 운 나쁜 일들이 계속되던 어느날, 빌딩 옥상에 위태위태 서있는 같은 학교의 천재 래퍼 나도희를 구하려다 같이 죽는다. 덕분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과 함께 오디션을 보게 되는데.. 오디션에 떨어지면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영원히 떠도는 영혼! 10번의 오디션 기회에서 합격하면 저승으로! 13명의 후보, 13명의 심사위원, 10번의 오디션 기회.. 자신을 담당하는 심사위원의 눈물이 합격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나일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가 아니었다! 운이 나빠서 같이 죽었을 뿐.. 오류였다! 관리자인 마천과 사비도 알아차린 오류 덕분에 일호는 다시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져가는데...
밀린 급여로 힘든 동료들을 대표해서 죽은 황명식, 7년동안 사귄 애인이 이별통보에 죽은 진주구슬, 인기 가수였으나 떨어지는 인기와 돈에 못견디고 죽은 이수종, 미혼모이면서 아들의 미래를 위해 죽은 아줌마, 갑자기 오른 빌딩 가격에 싸우는 아들로 인해 죽은 할아버지.. 모두 자신만의 죽은 이유가 있었다. 그들의 기준에서는 모두가 처절하고 가슴아픈 사연들이었다. 하지만, "오늘이 힘들다고 내일도 힘들다는 보장은 없다"는 말처럼 조금씩 견디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이들 모두 이승에 대한 아쉬움과 때늦은 후회로 돌아가는 나일호를 찾아와 부탁을 하는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아니 봐야만 하는 오디션이라는 재미난 소재로 인생이란 무엇인지, 삶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끔 해주는 소설이었다. 박현숙 작가의 구미호 식당을 재미나게 봤다는 아들에게도 읽어보라고 추천해줘야겠다. 다 읽고 오디션 한번 보자고 말하면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