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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경영의 원칙 ㅣ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안철수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1년 11월
평점 :
그는 참 직업을 여러 번 바꾸었다. 카멜레온보다 더 많은 색을 가지게 되었다. 의대에 가서 사람의 바이러스 잡는 시간보다 컴퓨터 바이러스 잡느라 바빴고, 의과대 학과장도 했단다. 대단한 사람. 백신을 개발해 밴처 사업을 진행하고 벌였다. 그러다가 벤처 사업에서 손을 놓고 덜렁 유학길에 오른다. 직원들은 좀 황당했을 것이다. 그렇게 경영학을 마치고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서울대로 오게 된다. 우와, 참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징한 사람이다.
어쩌면 난 안주하지 않고 여러 가지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감명을 받은 것이 아닐까. 정치는 정치판에 안주해서 노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도 그렇고, 나또한 그렇게 생활해 왔다. 나도 인간이니까. 행동하는 사람이 하나 없는 이 나라에서 그는 한 줄기 구원의 빛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책자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태풍의 눈, 안 철수. 그가 움직일 때마다 대한민국은 들썩댄다. 이러한 그의 힘을 반증하듯 그가 어느 날 강연한 내용이 책으로 발간되었다. 책은 잔잔하다. 고요한 듯 핵심을 콕 찌르는 특유의 말투로 책은 이어져 간다. 또한 모든 문장은 이야기체로 기록되어 있다. 내가 그 강연장에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가 하는 이야기를 앞에서 듣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중략이라는 단어도 없이 그의 강연에 대한 이야기를 실어준 책이 고맙다.
나는 안 철수 원장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알고 있는 거라곤 안철수 연구소 백신 만든 사람뿐이다. 그의 신념, 그가 낸 칼럼, 그의 책 등을 한 번 접하지 않은 사람이다. 티비에 나오니 ‘아, 저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말았다. 안 철수의 열품도 그저 언론 플레이, 정치 비판에 대한 충족제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박 경철과 안 철수의 강의 투어가 티비에 나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덤으로 김 제동까지. 그들은 어째서 그런 강의를 하며, 힘들게 여정을 하는 것일까? 20대에게 그리 할 말이 너무나 많았던 것일까? 공부로는 어디에 안 빠지는 그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잔소리일까, 아니면 진심의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프로그램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20대에게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한다. 먼저 간 선배로써, 어른으로써 20대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들. 그들을 미워할 사람 누가 있을까?
방송과 이 책을 통해 그에 대하여 언론 플레이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그는 일관된 주장과, 일관된 내면을 여실히 드러내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