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 쉴 틈 없는 회사의 시간과 숨 돌릴 나만의 시간 사이에서
박인경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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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울에 놀러 갔을 때는 신기했었다. 그 때에는 모든 것이 커보였고, 마냥 재밌었다. 그 때의 나는 나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아도 됐기에 서울은 즐거운 곳이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나의 입에 풀칠을 해야 하는 때가 되었을 때 서울이 새롭게 보였다. 학교 갈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어릴 때 이벤트성으로 재밌게 탔던 지하철이 이제는 매일 쓰는 발이 되었고, 지각에 대한 마음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졌다.

거기다 사람관계는 학교보다 더욱 세밀해지고 독해졌다. 야자 대신 야근을 하며 시계를 하염없이 째려본다. 부대끼는 하루를 이렇게 살아낸다. 우리나라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왜 이리 슬픈 생각만 들까? 과연 난 한국에서 직장인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간다. 삐그덕대지만 그래도 여차저차 돌아가는 서울을 보며 신기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이 마음을 공감할만한 일도, 글도 별로 없었다. 그러다 이 책 저자의 마음에 나 또한 나도 그래라는 말이 많이 떠올랐다. 어줍잖은 힐링은 아니었다. 그저 이야기를 덤덤히 풀어냈을 뿐이다. 그 덤덤함 속에서 직장인들의 공감을 살만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만이 아닌, 전국의 직장인들이 같은 마음을 담고 있는 거 같았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직장인들은 고민하고 죽을 것 같지만 버티고 있었다. 나의 부모님도 그 부모님도, 그 위의 부모님도 말이다. 형태, 시간은 다를지라도 버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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