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도시라는 공간에서 사건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저 강도만 다를 뿐 사람이 살다보니 늘 일어난다. 아마 이 사건도 시시하게 넘길 수 있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격한 몸부림이 아니었다면.

그저 알바로 봐주던 개가 그리웠고 미안했다. 안 되는 줄은 알지만 추억으로 리드줄을 가져왔다. 미안함과 그리움을 안고 가져온 리드줄은 살인의 도구로 둔갑하였다. ‘누명이라는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말려들었다. 그저 그리운 마음에 기웃거린 게 죄라면 죄일 터. 그런데 이미 세상 가장 죽일 놈, 인간의 탈을 쓰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놈이 되어 있었다. 내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 ‘무죄라는 세상 가장 어려운 타이틀을 얻기 위해 한 여성을 찾아야 한다.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시켜 줄 여신’. 친구와 함께 무죄를 향한 미로에 발을 뗐다.

내가 이 책과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할까. 우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그리고 차분히 나를 도와줄 친구가 있을까.’ ‘경찰은 설득이 가능한 집단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여신을 찾기 위해 고생하는 사람과, 그 사람을 찾기 위한 경찰의 몸부림, 얼마나 정교히 마을 사람들을 속일 수 있는가도 염두해두어야 할 변수였다.

또한 읽다보면 시간 차가 존재한다. 긴박하게, 타이트하게 쫓긴다기 보다는 같은 시간, 다른 쓰임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경찰과 추정자, 서로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시간을 보냈는지가 이 책의 중점이라 생각했다. 먼저 출발한 사람과 이후 알고 출발한 사람 사이에 좁힐 수 없는 시간차를 인정하며 두 집단의 행동이 섞여 있다. 먼저 간 사람들을 찾기 위한 집념만은 대단하였다. 시간 차 덕분인지 추리소설이지만 느긋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러나 주인공과 경찰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