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 소설
혜경 지음, 최종훈 원작 / 걸리버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에서는 우리의 젊은이들과 같은 연령을 가진 한 북한 남자의 남에서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바보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곁을 스쳐갔으리라. 허나 누구보다 날쌘 눈썰미로 마을 사람들을 파악해 놓았다. 간간이 들려오는 어머니의 소식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자신이 공작원으로 있는 한 당에서 쌀 배급을 원활히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남한 아이들이 해본 적 없는 식량 걱정을 하면서.

북한의 최강 엘리트 남파공작원. 그가 남파되어 한 일은 정보수집, 그것도 바보같은 모습으로. 바보같은 모습의 위장으로 남한 민간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처음 펴서 볼 때 드는 생각은 ‘웃기다’였다. 이 웹툰을 보지 않은 나로서는 이것이 블랙 코미디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웃김을 통해 세상에 묵직한 메시지를 턱하니 투척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가는 민간인들의 생각을 파악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았다.

한반도는 현재에도 북한과 남한이라는 민감한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간첩이라는 소재로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80년대처럼 간첩에 대한 교육도, 간첩에 대해 그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는 요즘, 간첩이라는 다소 진부하지만 다소 다루지 않는 소재지만 내용의 즐거움과 진지함으로 인기를 얻은 거라 생각한다. 이 소재는 웹툰의 양말을 신고 소설의 옷을 입은 뒤 영화라는 겉옷을 입고서 더욱 실감나는 컨텐츠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건 ‘인간은 어째서 무언가를 지키려 하는 것일까?’가 첫 번째였다. 명분이 있는 전쟁이 있었던가? 명분이라는 건 어디에 꿰는 것에 따라 다르지 않은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젊은 연어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인가. 두 번째는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인간은 과연 음식으로만 사는 것일까, 신념으로 살아가는 동물일까. 이 책처럼 신념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있으면, 음식을 위하여 살아가는 인간도 있으리라. 하지만 내 생각에 이 공작원은 살기 위해 신념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인간에게 사상이란 무엇인가?’였다. 사상이 인간을 약하게도, 강하게도 할 수 있는 것일까. 인간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것일까. 이 질문의 진원지는 아마도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일 것이다. 이것의 대답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도 시대의 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찾기 위해 더욱 넓은 곳으로 침투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블랙 코미디는 영화로 제작이 되었고 신드롬아닌 신드롬을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이 내용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관객은 얼마나될까? 그들은 김수현에 이끌려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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