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4월

김제동 시리즈로 나온 이 책. 자신의 결혼자금으로 쓰겠다는 이 책에 대한 소감에서 슬쩍 웃음이 났다. 연예인이라면 대기업 총수들만큼 화려하게 결혼을 하고, 으리으리한 큰 집에서 사는 신흥 부자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욱 아이러니한 건 그가 결혼자금으로 쓰겠다는 말은 왠지 빛을 보지 못할 돈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피할 수가 없었다. 아마 그에게 이자놀이로 그의 생활비를 충당해 주는 돈으로 전락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책은 안철수, 조용필, 문재인 등의 사람들이 참여해 주었다. 이름만 대면 아는 사람들부터 폭풍의 핵으로 작용하는 사람들까지 그의 책에 참여해 주었다. 대단한 인간들이다. 거기다 그의 미친 인맥에 살짝 부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를 믿고 책을 쓰는데 협조했다는 건 그의 인간성과 행실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장 바르게 살아왔을 것 같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그에게 족쇄가 될 수도,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지 않은 한은 장점으로 승화되지 않을까? 또한 다른 이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벌과 같은 강한 정곡 찌르기는 그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책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故 김수환 추기경도 인터뷰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선종하셨고 그의 행적으로나마 그를 추억할 수 있다. 故 김수환 추기경을 떠올리면 아마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약한 이를 어루만져주던 일생이 그들의 공통점이기 때문이리라.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가 좀 더 티비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의 토크를 더 듣고 싶고, 그의 순박한 웃음도 보고 싶다. 그를 위한 토크쇼가 하나 있다면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남자에게 여자의 이름을 갖다 붙이는 건 좀 아닌가? 어쨌든 그가 정권을 잘못만난 탓인지, 아니면 매너리즘에 빠져있을지 모를 그를 티비에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