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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생겨났다가 없어진다. 그리고 사람들을 가장 궁금하게, 왜곡된 시선으론 미회될 수 있는 직업이 이 책에 나오는 킬러이다. 정말로 이러한 직업이 있는 건지, 영화 속에서 나오는 것 같은 건지는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하게 살아간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가 나거나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속으로는 칼을 갈며 지낼 것이다. 하지만 킬러라는 직업이 있다면 그들은 마음속의 칼을 내놓고 다니는 사람들이리라. 또한 사람을 죽이는 광기에 노출되어 있다. 자신이 얼마만큼 죽였는지가 자랑의 척도가 되고 있다. 그리고 킬러만큼 무서운 게 컬렉터들이리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얼마가 되었든지 수집하고 그에 대한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 세상에 물건은 많고 수집할 것 또한 많다.
이 대표적인 킬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기차. 그 곳에 이런 저런 사연이 모여 있는 사람이 모여 있다. 아, 실제라면 굉장히 무서운 것이다. 이른바 유치원 어린이들이 열광한다는 뽀로로와 같은 토마스와 친구들에 한창 미쳐있는 아이와 냉랭한 밀감과 레몬이라는 예명의 과일 친구들. 한자를 직역하여 왕자라 불리는 오우지, 자신의 아들을 다치게 한 놈을 찾겠다는 일념의 주인공. 기타 등등의 흥미로운 사람들은 여유가 넘친다. 오히려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제 3자인 내가 되려 긴장을 하고 글을 읽게 된다. 글에서 느껴지는 피로감과 긴장감으로 많이씩 읽지 못하였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읽게 되는 <마리아비틀>.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 없다지만 이런 상태의 사연이라면 정중하게 거절하고 싶을 정도이다. 자신의 발밑에 깔아 못 덤비게 하기 위해서일까? 아니, 그들은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 그러니 잔혹하다 생각이 들어도 다른 이에게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게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아마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냉정한 자본주의에 가장 잘 적응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자본주의 모토는 변질되었고 그것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일 것이다. 나이가 많건 적건 간에 자신의 사연을 숨기고 생글대는 얼굴로 다른 이를 짓밟는 그들. 이들 말고 어느 누가 있을까?
(이 서평은 출판사 21세기북스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