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침편지' 고도원의
고도원 지음, 대한항공 사진공모전 수상작 사진 / 홍익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는데 2주가 걸렸다. 여러가지 일은 책을 읽으려는 나의 발목을 잡았다. 면접을 준비해야 했고, 직장도 잡아야하고,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그걸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지러웠다. 언제나 절망감으로 다시 해야 하는 일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에 목 뒤가 뻣뻣했고, 말도 더 거칠어져 갔다. 누군가 한 마디라도 던지면 으르렁대며 물어 뜯어버리겠다는 식으로 대응하기 바빴다. 마음이 좁아지다 보니 그렇게 해야 내가 편하고, 다른 사람이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읽던 이 책을 집어들어 다시 읽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나의 마음에는 다시 평온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책을 한창 읽고 있던 그 시간에 TV에서 MBC스폐셜이 방송되고 있었다. 요즘 참 재미있게 보는 티비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주제는 명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 책의 저자, 고도원 아저씨가 나왔다. '깊은 산 속 옹달샘'이라는 게 명상 센터를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는 걸 몰랐다. 이 책의 안은 굉장히 화려하다 모두가 다 컬러로 찍혀 있어 여심이 좋아하기 좋은 책인 거 같다. 하지만 화려해 마음이 불편한 게 아닌 무언가 모를 마음의 평온이 밀려왔다. 처음 들춰 보았을 때 눈이 아플 줄 알고 당황하였다. 그림은 나의 눈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일종의 준비운동인 셈이었다. 너무 밝지 않게, 어두운 거 같지만 눈은 편하고, 마음도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글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많이 길지 않았다. 그래서 읽고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삽화로 들어가 보는 재미도 쏠쏠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평온해 지는 게 꼭 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대한항공 사진전에서 당선된 사진들이 나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었다. 글이 틀을 잡아주었다면 사진은 그에 대한 보충을 하는 역할을 하였다. 글이 눈으로 읽는 것이라면 사진은 마음으로 읽는 글이었던 셈이었다. 사진은 글과 관련된 것으로 구성되고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책이었다. 도심 속에서 눈 뜨고 하는 명상이었다. 오랜만에 즐겁고 재미있는, 마음을 놓고, 전투적으로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었다. 요즘은 책도 전투적으로 읽게 되는 거 같다. 아마 우리의 마음이 전투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게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