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호텔
김희진 지음 / 민음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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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집어 들었다. 언제나 문제집, 아니면 서류가 들려있던 나의 손에. 오랜만이다. <고양이 호텔>이라는 제목만 보고 ‘고양이가 의인화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라고 생각하였다.

동화 같은 성에서 외로이 살아가는 여자. 친구라곤 1만 권이 넘는 서적과 100마리가 넘는 야옹이들. 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고 첫 등단으로 그녀는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팀장에게 어영부영 밀려 인터뷰를 하러 온 그. 그녀의 집에 들어가기 위한 그의 우연한 코피, 철면피적인 행동으로 그녀에게 다가간다.

작가는 그녀를 현대판 라푼젤이라고 하였다. 어떻게 보면 머리만 안 길었지 쌍안경이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대신 해주고 있다. 거절을 모르는 그녀, 첫 등단의 수상과 함께 펜을 꺾겠다는 그녀, 문인들에겐 신선함과 3억이라는 창작 보조금과 함께 부러움일지도 모르겠다.

다시 시작한 독서는 오랜만에 즐거움을 주었고, 바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았을 때, 일이 아닌 책을 피고 사건들을 이해하고 즐기게 되었다. 한 가지 궁금한 건, 사랑했다고 고양이가 되는 것. 얼마나 사랑해야 고양이가 되는 걸까? 아니면 강아지나 토끼는 어땠을까? 고양이라는 존재는 무슨 뜻일까?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이해하겠는데 더 깊은 뜻이 있지 않을까? 이런 의문이 머릿속에 남았다. 원래 문학이라는 존재는 내가 상상한 것, 그 이상으로 더 넓어질 수 있으니까.

로맨스라 해야 할 지, 밀당(밀고 당기기)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그런 거엔 둔감한 편이라 책을 읽을 때에도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러니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나에게 이 책은 꽤나 유쾌한 책이었던 건 확실하다.

지금 내가 적은 이 느낌들은 포스트잇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급하게 달려가는 전동열차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말이다. 딱딱한 공간 안에서 유쾌하고 말랑한 <고양이 호텔>을 재미나게 읽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언젠간 다시 이 책을 읽어보게 되겠지? 그 땐 느끼지 못하였던 로맨스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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