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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첫 번째로 참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가장 절박할 때 나오는 게 사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구해달라는 말. 그 뒤에는 사랑해라는 말이 붙으니 말이다. 생각해 보자, 당장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해내기엔 너무 빠듯해 고양이 앞 발이라도 빌리고 싶을 것이다. 그럴 때 도움을 청했다가 알았다며 도와주는 이가 어찌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아니라 한다면 할 말은 없어지는군.(쩝.)
기욤 뮈소를 프랑스 문학에 85주 간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려준 <구해 줘>. 그의 감수성어린 문체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게 아닐까? 그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들을 책으로 만들어 내었고 이는 아련한 향수를 우리에게 일깨워 주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과연 어떠한 색으로 만들어질까? 예쁜 영상일까, 아니면 음울한 색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위기가 나오고 그 위기는 서로의 사랑을 일깨워주고 이해와 신뢰에 대해 묻게 한다. 그러니 회색은 아니고 그렇다고 핑크빛은 아닌, 중후한 색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또한 사랑의 마음을 충만하게 만들어 주는 이 책. 기욤 뮈소의 다른 책들도 재밌지만 그 중 제일 먼저 보라한다면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어보길 바란다. 기욤 뮈소의 세계를 가장 먼저 안내받을 수 있는, 집으로 따지면 현관과 같은 게 바로 이 책이다.
그리고 기욤 뮈소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인지 마음 한 구석을 짠하게 만들어주는 게 이 책의 매력일 것이다. 가족과 싸우고 나와 이 책을 보면 저녁엔 화해의 손길을 내밀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쌀쌀한 날씨에 어묵 국물을 마셔 몸을 녹이듯, 이 책으로 마음을 녹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돌덩이 같은 이 세상을 좀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돈이 아닌, 감수성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언제나 책을 읽어도 개발과 승진 등에만 신경써왔으니 말이다. 이 책으로 우리의 멀어진 감수성을 불러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나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