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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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창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지인은 나에게 책을 왜 그렇게 심각하게 읽느냐고 말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독서를 좋아하지만 SF나 판타지 물을 읽을 때는 몸이 한 없이 무거워지고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SF나 판타지는 공부와는 다른 머리를 써가며 읽게 된다.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해할 세계관은 없다. 그냥 따라가면 된다.

‘내가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작가의 옷깃을 붙잡고 미로에 입성하였다. 그의 옷깃을 붙잡은 채 시작된 여정은 기대와 불안감은 숨길 수 없었다. 이해할 세계관이 없는 이 책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나는 아등바등하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이렇게 사서 고생하며 이 책을 물고 늘어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서 고생한 게 기억에 오래 남는다. 고생스러운 맛이 없다면 또 SF 특유의 즐거움도 못 누릴 것이다. 적은 정보량을 제공하는 이 책에 대해 ‘재밌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재미는 있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니가 이 책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면’이라고 말해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SF라는 건 인간에게 새로운 공간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불안감을 선사한다. 아마 예측할 수 없고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관으로의 진입이기 때문일 것이다. SF는 이러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세계관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장르보다 읽기가 오래 걸리고 꽤나 까다로이 느끼는 장르이기도 하다. 화면의 갑작스러운 전환, 추적해나가는 전개, 어느샌가 늘어난 캐릭터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읽다보면 시간이 배로 걸리는 고생스러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고생을 하면서도, 이 책을 고를 수 있는 중심적 용기는 아마도 상상력의 영끌을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한 불안감과 은근한 기대는 독자의 상상력을 영끌할 수 있게 해주어 머리를 쓰게 해준다. 결국엔 도파민으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나는 저자의 옷깃을 잡고 종종거리며 미로의 출구로 나왔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사서 고생을 함께 하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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