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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김진명씨의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언제나 고만고만한 스토리, 애국심에 호소하고 억지로 감동을 주려 하다보니 유치하기까지한 스토리전개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설을 쓰기위해서 우리 나라의 국제정세를 묘하게 왜곡시키는 모습이 눈에 거슬린다. 소설이니 어차피 허구인데 뭐 어떤가? 하는 생각은 위험하다. 책이라는 것은 TV드라마나 영화와는 소비자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책이라는 것은 같은 내용이라도 소비자들은 좀더 사실에 가깝다고 느끼게 마련이다.
TV하면 바보상자라는 말을 많이 듣고 책하면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교육을 어릴때부터 계속해서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책은 읽는 독자에게는 '아, 이것이 우리나라가 처한 혹은 처했던 현실이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사실적으로 묘사를 해야하고 철저한 고증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어떤가? 우선 이희소박사에 관한 점을 살펴보자. 그 분은 핵폭탄과는 거리가 있는 분이다. 핵물리학이 아닌 양자색역학을 연구하던 분이고 또 핵폭탄은 줄여야한다고 주장하신 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분이 핵폭탄개발에 참여했다는 것 부터가 말이 안된다. 핵폭탄에 관한 기초과학적인 메카니즘은 박정희정권때는 완성되고도 한참 지난 상태였다. 그런데 핵폭탄계발에 그 분이 참여했다니. 이건 건물짓는데 물리학자가 참여한다는 것과 다름아니다.
다음은 일본과의 관계이다. 이 소설을 보면 박정희대통령이 마치 일본을 견제해서 핵폭탄을 만드려 한 것처럼 나오는데 과연 그럴까? 박정희대통령이 핵폭탄을 계발하려 한 이유는 바로 주한미군의 철수움직임때문에 북한을 견제하려고 한것이다.
소설이야 원래 허구이지만 역사소설이라면서 이런식으로 역사를 왜곡시켜서 보여준다면 위험한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진명씨의 소설은 읽어보면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독자들의 애국심을 묘하게 자극해서 책을 팔아보려는 상술이 돗보인다. 아직 역사관과 사상이 바로 서지 않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약간 걱정이 된다. 괜히 반미, 반일 감정만 잔뜩 생기는 것이 아닐지.. 그리고 그것이 애국심이라고 착각하게 되지는 않을런지... 특히 요즘처럼 반미감정이 극에 달했을때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