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덕질이라니 - 본격 늦바람 아이돌 입덕기
원유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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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덕이 무서운 강다니엘 덕질기(),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

 

워킹맘덕질’. 일견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데다가 어쩌면 사람에 따라서는 가장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단어들로 느낄 수도 있겠다. 두 아이의 엄마로, 19년 차 일간지 기자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저자가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구고 변함없이 그 인기가 현재진행형인 국민프로듀서의 아이돌 워너원의 멤버 강다니엘덕질 이야기를 살뜰히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바로 21세기 북스에서 출간된 덕질에세이 책,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 이야기다.

 

제목만 보면 늦덕의 기상천외한 덕질 이야기쯤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저자가 워킹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길 바란다. 책은 이 시대의 수많은 워킹맘을 대변해 일과 가정 모두에 최선을 다하느라 24시간이 모자란 하루를 살아가는 한 여자의 바쁜 인생 이야기이기도 하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인 저자는 별안간 당한 덕통사고로 전보다 더 특별한 일상을 살게 된다. 방송을 챙겨보고 투표를 하고 잡지와 브로마이드 같은 굿즈를 구입한다. 안 그래도 바쁜 시간을 쪼개 덕질을 하려면 피곤하지 않나 싶겠지만 들에게 덕질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꿀맛 같은 휴식 시간에 나도 모르게 어느덧 휴대폰으로 최애를 검색하고 있었다는 저자의 고백은 그만큼 누군가를 좋아하는 열정이 평범했던 시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느끼게 한다. 프로듀스101 시즌2를 거쳐 탄생한 그룹 워너원, 특히 멤버 강다니엘의 활동을 따라 그녀의 타임라인은 좀 더 어렸던 날들의 반짝임으로 채워진다. 그깟 주변의 시선, 눈치, 때로는 작은 구박 따위 뭐 그렇게 대수일까. 꿈을 향한 간절함으로 시작한 그가 톱스타로 성장하는 여정을 함께하는 시간은 그녀의 날들에도 못지않은 찬란함을 부여한다.

 

책의 마지막에서 그녀는 말한다. 강다니엘이 고맙다고. 그렇다. 강다니엘로 대변되는 그 변화는 식지 않은 꿈에 대한 열정이고 아직 맘속에 살아 숨 쉬던 청춘 한 줄기였을 것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든 나이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더욱더 조심스러웠던 지난날의 뜨거움은 한 아이돌로 그 불씨를 다시 지폈다. 그리고 그 불씨는 어찌 되었건 순수이며 열정이자 다시 없는 행복이다.

이쯤 되면 호기롭게 책 제목을 바꿔보고도 싶어진다. ‘이 나이니까 덕질을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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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 -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자동차, 의료, 무기의 치명적 진화
고바야시 마사카즈 지음, 한진아 옮김 / 새로운제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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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재무장한 자동차와 의료 그리고 무기의 습격, [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드는 인공지능 이야기는, 이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서점의 신간 코너에 인공지능을 다룬 책 한두 권 쯤은 당연한듯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인공지능을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는 여타의 책과 결을 같이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관여하는 수많은 분야들 중에서도 콕 찍어 자동차’, ‘의료’, ‘무기라는 세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성을 찾아볼 수 있다.

 

책은 크게 다섯 장으로 나뉘어 있다. ‘인공지능 위협론의 허와 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각지대’, ‘로봇 닥터의 오진’, ‘자율적 무기의 조준’, ‘초자동화의 함정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시험 운행에 관한 기사도 종종 미디어에 노출되는 터라 독자들에게 다른 어떤 분야보다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가령 AI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사고를 일으킨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어떻게 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기사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떠올려봤을 것이다. 관련법 제정에 관한 내용은 아쉽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 인공지능에 의한 주행의 기본적인 원리와 기업이 현재 목표로 하는 수준, 반자율주행, 유연성이 높은 딥러닝 등 흥미로운 관련 지식을 가득 담고 있다. ‘의료무기분야 또한 기초 원리부터 담은 해박한 지식 수록과 날카로운 문제점 제기로 독자들의 눈을 붙잡는다.

 

얼마 전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공지능의 번역을 화제로 뜨거운 열변을 토했다. 예상외로 그 토론의 결론은 둘 다 똑똑한 조수가 생기는 것을 반가워함이었다. 왠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적을 나의 가장 친한 친구로 만들어라 등의 여러 말이 생각난다. 인공지능은 그 무시무시한 뛰어남으로 한때는 인간에게 위협감만을 느끼게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제껏 그래왔듯 인류의 더 나은 삶 속으로 그를 편입시켜야 할 것이다.

책의 표지에 치명적 진화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또 어떤 것에게는 인공지능의 진화는 치명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서 역설한 것처럼 인공지능과 우리의 관계를 정의하는 주도권은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제대로 알고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미래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행보의 첫 길잡이로서 나무랄 데 없다.

, 저자도 책 속에서 밝혔듯 책 제목은 반어법으로 지어졌다. 제목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명석함이 잘 인도되어 인간을 살릴지언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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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2 - 이게 사랑일까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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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하지만 결코 멈출 수 없는, [애프터2]

 

2권에서 적당히 끝을 맺을 줄 알았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애프터]는 내 짧았던 생각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길 그릇이었나 보다. 바로 세계 최대 전자책 커뮤니티인 왓패드에서 자그마치 15억 뷰를 기록했던 안나 토드의 소설, [애프터] 두 번째 권 이야기이다.

 

아슬아슬하던 그들의 로맨스는 더 진한 색채를 띠게 된다. 1권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보자. 나는 분명 그 대목에서, 여러 상황을 유추해볼 때 다음 편에서는 아마도 테사(테레사)가 단호하게 하딘을 떼어내는 것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우리의 순진한 여주인공은 독자의 예상보다 하딘을 더 깊이 마음속에 품었던 것이었다. 그런고로 2권에서도 끊임없는(사실은 하딘이 조금 더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랑의 줄다리기가 계속된다. 그리고 결국 테사가 하딘과 처음 밤을 보내게 되면서 이야기는 커다란 국면에 접어든다. 태풍이 몰아치기 전이 가장 고요하다고 했던가. 아파트를 얻어 같이 살기 시작하는 등 흔한 커플의 이른바 안정기에 접어드는 듯했던 그들의 연애는 생각지도 못했던 커다란 비밀의 실체에 테사가 접근하게 되면서 바람 앞 촛불처럼 당장이라도 빛을 잃을 듯 위태로워진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이 무려 8권까지 출간될 계획이라는 점이다. 나머지 여섯 권에서 어떻게 두 사람의 얽힌 감정을 풀어낼지, 또 두 사람이 어떤 사랑의 행방을 보여줄지 지금까지 보여준 작가의 필력이 빛나는 전개가 기대된다. 물론 내가 가진 이 기대감에는 이미 나보다 더 먼저 더 많은 부분의 플롯을 접한 독자들이 그녀의 글솜씨를 인정했다는 점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마지막으로, 2권 표지의 두 사람은 1권보다 좀 더 농염하게 서로 얽혀있다. 글의 전개를 묘하게 암시하는 듯한 다음 권의 표지는 과연 어떤 모습의 두 사람을 담고 있을지, 정말이지 3권 출시가 손꼽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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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1 - 치명적인 남자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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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우리의 연애 세포를 자극할 나쁜 남자가 나타났다, [애프터]

 

클리셰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수많은 작품에서 되풀이되는 만큼 혹 진부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그만큼 오랜 세월을 거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교감을 자아내는 것이 바로 클리셰의 힘이다. 자고로 지구상의 많은 여자들은 소위 말하는 나쁜 남자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껴왔다.

 

이 소설, [애프터]에도 그런, 치명적인 매력의 나쁜 남자가 등장한다. 바로 야성미가 넘치는 하딘이다. 바른 생활 소녀로 학창시절을 거쳐 대학마저 엄마의 못다 이룬 꿈을 이뤄주기 위해 입학하게 된 주인공 테레사는 한 살 아래의 남자친구 노아와 안정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한 치의 의심 없이 사랑이라 믿어왔다. 적어도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하딘을 만나기까지는.

소설은 짙은 농도로 둘의 아슬아슬함을 그려낸다. 노골적인 묘사는 능글맞은 하딘과 순진한 테레사를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권태까지는 아니더라도 노아가 주는 안정감보다, 자극적인 하딘과의 만남에 점점 더 마음을 빼앗기는 테레사. 잠은 자도 누군가와 사귀지는 않겠다는, 가치관에 따라 뭇 여자의 뺨을 맞아도 시원치 않을(?)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하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레사가 머리에서 떨쳐내지 못할 정도로 매력이 있는 캐릭터다. 수많은 섬세한 대화문과 인물들의 디테일한 심리 묘사, 특히 테레사의 심리 묘사가 하딘이라는 캐릭터를 당당히 마성의 남자로 등극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한다.

 

명불허전, 세계 최대 커뮤니티 왓패드에서 15억 뷰를 기록했다는 대기록을 세운 책인 만큼 아찔한 멜로 로맨스 묘사가 탁월하다. 기어코 천하의 바람둥이 하딘에게 사랑한다는 절절한 외침을 받아낸 우리의 주인공 테레사! 그녀가 2권에서는 과연 어떤 사랑의 행방을 보일지 궁금하다. 제목의 After는 소설의 끝에서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지도 꽤나 귀추가 주목된다. 나쁜 남자와 만나버린 착한 여자의 불꽃같은 격정 로맨스. 깊어지는 가을에 우리의 연애세포를 일깨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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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2 : TAIPEI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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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닮은 도시의 푸르른 이야기, [나우매거진 대만]

 

부끄럽게도 대만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었다. 일본 유학 시절, 같은 기숙사에도 대만 친구들이 있었고 같은 반 바로 옆자리에 나름 친했던 대만 여자애가 있었지만 그때는 그저 중국어를 쓰는 또 다른 나라, 거기까지의 인식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얼마 전부터 나는 대만 자유 여행을 목표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나라의 여러 정보를 알차게 담고 있다는 기본적인 특징을 차치하고, 이 책, [나우매거진 대만]은 좀 특이하다. 화보집인양 대만의 여러 예쁜 풍경들이 차곡히 담겨 있는가 하면 지극히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담히 펼쳐진다. 여행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만이란 나라의 여러 잡다한 지식을 전해주며, 읽고 있자면 아, 가보고 싶어진다, 고 불현 듯 생각하게 된다. 고고하게 떠다니는 백조의 발이 실은 수면 밑에서 부단히 움직이듯, 그렇게 차분함 속에 뜨거운 변화와 열정이 담긴 곳이 그러고 보면 대만이며, 수도인 타이페이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대화를 이뤘다는, 우리와 제법 비슷한 역사를 지닌 그들은 그 복잡한 역사 속에 다양성을 꽃피워 왔다. 오래된 것들과 새로운 것들이 교차하는 도시의 전경들을 사진으로 보고 글로 읽다보면 무채색인 듯 했던 그들의 삶에서 어느덧 원색이 배어나오는 것을 느낀다. 책은 다양한 시선에서 대만을 바라보고 조명한다. 특히 오토바이의 천국이라 불린다는 대만에서 애용되는 스마트 스쿠터 고고로 이야기는 적극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펼치는 대만 정부의 방향성과 맞물려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또한 책속의 책인 Book Scenary는 침체된 지 오래인 국내 출판계의 타개책을 넌지시 제시하는 듯도 하다. LGBT 문화에 대한 솔직하고 뚜렷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허샹, 왕톈밍 부부의 인터뷰는 자못 귀하게 느껴진다.

 

편집부에서 준비한 타이페이의 키워드, Keep Taipei Free를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떠올렸다. 그리고 문득,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자유를 이야기하던 대만 국적의 한 셀러브리티도 떠올렸다.

올컬러로 꽉꽉 채운 289페이지를 정신없이 넘기고 나니 마치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 좋은 피로함마저 느껴진다. 그냥 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마치 대만의 어느 저잣거리에서 수 십년 터를 잡고 장사를 해온,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와 밤새워 이 나라 이야기를 나눈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대만을 알고 싶다면 꼭 이 [나우매거진 타이페이]를 읽어보자. 아니, 별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은 들춰보자.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낯선 이국의 정취가 당신을 진하게 매혹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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