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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 -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자동차, 의료, 무기의 치명적 진화
고바야시 마사카즈 지음, 한진아 옮김 / 새로운제안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AI로 재무장한 자동차와 의료 그리고 무기의 습격, [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드는 인공지능 이야기는, 이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서점의 신간 코너에 인공지능을 다룬 책 한두 권 쯤은 ‘당연한’ 듯 자리 잡고 있다. 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도 ‘인공지능’을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는 여타의 책과 결을 같이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관여하는 수많은 분야들 중에서도 콕 찍어 ‘자동차’, ‘의료’, ‘무기’라는 세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성을 찾아볼 수 있다.
책은 크게 다섯 장으로 나뉘어 있다. ‘인공지능 위협론의 허와 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각지대’, ‘로봇 닥터의 오진’, ‘자율적 무기의 조준’, ‘초자동화의 함정’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시험 운행에 관한 기사도 종종 미디어에 노출되는 터라 독자들에게 다른 어떤 분야보다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가령 AI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사고를 일으킨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어떻게 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기사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떠올려봤을 것이다. 관련법 제정에 관한 내용은 아쉽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 인공지능에 의한 주행의 기본적인 원리와 기업이 현재 목표로 하는 수준, 반자율주행, 유연성이 높은 딥러닝 등 흥미로운 관련 지식을 가득 담고 있다. ‘의료’와 ‘무기’ 분야 또한 기초 원리부터 담은 해박한 지식 수록과 날카로운 문제점 제기로 독자들의 눈을 붙잡는다.
얼마 전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공지능의 번역을 화제로 뜨거운 열변을 토했다. 예상외로 그 토론의 결론은 둘 다 ‘똑똑한 조수가 생기는 것을 반가워함’이었다. 왠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적을 나의 가장 친한 친구로 만들어라 등의 여러 말이 생각난다. 인공지능은 그 무시무시한 뛰어남으로 한때는 인간에게 위협감만을 느끼게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제껏 그래왔듯 인류의 더 나은 삶 속으로 그를 편입시켜야 할 것이다.
책의 표지에 ‘치명적 진화’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또 어떤 것에게는 인공지능의 진화는 ‘치명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서 역설한 것처럼 인공지능과 우리의 관계를 정의하는 주도권은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제대로 알고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미래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행보의 첫 길잡이로서 나무랄 데 없다.
아, 저자도 책 속에서 밝혔듯 책 제목은 반어법으로 지어졌다. 제목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명석함이 잘 인도되어 인간을 살릴지언정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