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2 : TAIPEI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자유를 닮은 도시의 푸르른 이야기, [나우매거진 대만]

 

부끄럽게도 대만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었다. 일본 유학 시절, 같은 기숙사에도 대만 친구들이 있었고 같은 반 바로 옆자리에 나름 친했던 대만 여자애가 있었지만 그때는 그저 중국어를 쓰는 또 다른 나라, 거기까지의 인식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얼마 전부터 나는 대만 자유 여행을 목표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나라의 여러 정보를 알차게 담고 있다는 기본적인 특징을 차치하고, 이 책, [나우매거진 대만]은 좀 특이하다. 화보집인양 대만의 여러 예쁜 풍경들이 차곡히 담겨 있는가 하면 지극히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담히 펼쳐진다. 여행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만이란 나라의 여러 잡다한 지식을 전해주며, 읽고 있자면 아, 가보고 싶어진다, 고 불현 듯 생각하게 된다. 고고하게 떠다니는 백조의 발이 실은 수면 밑에서 부단히 움직이듯, 그렇게 차분함 속에 뜨거운 변화와 열정이 담긴 곳이 그러고 보면 대만이며, 수도인 타이페이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대화를 이뤘다는, 우리와 제법 비슷한 역사를 지닌 그들은 그 복잡한 역사 속에 다양성을 꽃피워 왔다. 오래된 것들과 새로운 것들이 교차하는 도시의 전경들을 사진으로 보고 글로 읽다보면 무채색인 듯 했던 그들의 삶에서 어느덧 원색이 배어나오는 것을 느낀다. 책은 다양한 시선에서 대만을 바라보고 조명한다. 특히 오토바이의 천국이라 불린다는 대만에서 애용되는 스마트 스쿠터 고고로 이야기는 적극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펼치는 대만 정부의 방향성과 맞물려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또한 책속의 책인 Book Scenary는 침체된 지 오래인 국내 출판계의 타개책을 넌지시 제시하는 듯도 하다. LGBT 문화에 대한 솔직하고 뚜렷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허샹, 왕톈밍 부부의 인터뷰는 자못 귀하게 느껴진다.

 

편집부에서 준비한 타이페이의 키워드, Keep Taipei Free를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떠올렸다. 그리고 문득,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자유를 이야기하던 대만 국적의 한 셀러브리티도 떠올렸다.

올컬러로 꽉꽉 채운 289페이지를 정신없이 넘기고 나니 마치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 좋은 피로함마저 느껴진다. 그냥 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마치 대만의 어느 저잣거리에서 수 십년 터를 잡고 장사를 해온,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와 밤새워 이 나라 이야기를 나눈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대만을 알고 싶다면 꼭 이 [나우매거진 타이페이]를 읽어보자. 아니, 별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은 들춰보자.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낯선 이국의 정취가 당신을 진하게 매혹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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