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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정예원 지음 / SISO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사랑과 그리움의 이야기,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사랑하고’, ‘헤어지고’, ‘살아가고’라는, 다소 단순한 제목이 붙은 세 개의 scene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진짜 우리의 시간은 정말이지 저자의 저 구분대로 크게는 ‘사랑’, ‘이별’, 그리고 ‘삶’으로 이어져 있지 않나 싶다.
저자는 시종일관 뜨겁지만 차분한 문장으로 ‘그’를 향한 그리움을 토해낸다. 독백 같은 문장은 한번 읽어보기도 했고, 에세이스러운 문장은 에세이를 읽을 때 으레 그러하듯 가볍게 읽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읽었다. 그렇게 저자와 가까워졌다. 책을 읽고 있자니 저자의 이토록 열렬한 고백을 받는 상대방이 조금 부러워진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저자 못지않은 그리움과 열정도 살그머니 되살아난다. 시적이어서 아름다운 문장도, 평범한 누군가가 가볍게 쓴 듯한 보통의 문장도 모두 모두 진솔하다. 저자가 이 글을 쓰면서 느꼈을 감정, 다는 아니더라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 감정에 젖어 나도 모르게 센치멘탈해진다. 안 그래도 생각이 많아진 요즘, 잠이 더 오지 않으면 저자의 책임이라고 해버리고 싶다. 잊고 살았고 잃어버리고 살았던 많은 생각들이 퍼져 나온다. 사랑했던 사람, 떠나간 사람, 내가 떠나버린 사람,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까지도.
여담이지만 석양이 진 듯한 표지의 검은 창에는 정말 작은 분홍빛 달이 떠 있다. 제목의 시간은 저런 달이 뜨는 시간이었던가. 그래, 아무려면 어떤가. 그리운 이는 밤에도 낮에도 새벽에도 수시로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