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작가의 아이패드로 누구나 쉽게 시작하는 드로잉 - 프로크리에이트로 나만의 따뜻한 감성 일러스트 그리기
이은지(뭉작가)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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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디지털 드로잉을 시작해보자, [뭉작가의 아이패드로 누구나 쉽게 시작하는 드로잉]

 

일러스트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학원이나 기타 강의를 수강할 수 없어, 대신 서점에 가면 관련 책을 들추어보며 아쉬움을 달랬었다. 그러다가 몇 달 전 아이패드 드로잉 관련 서적이 나온 것을 보고 마침 작년에 구입했던 아이패드와 애플펜슬(과 패기 좋게 부지런히도 구입해놓았던 유료 어플 프로크리에이터)을 떠올리고 해당 책을 충동적으로 집어 들었다. 그때만 해도 아이패드, 프로크리에이터라는 공통의 분모를 주제로 하여 출간된 책이 그리 많지 않아 책의 선택권이 좁았다는 것이 변명 아닌 변명일 수는 있겠다. 결론을 말하자면 그 책은 여러 이유로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에 비해 이번에 보게 된 [뭉작가의 아이패드로 누구나 쉽게 시작하는 드로잉]은 꽤 만족스럽다. (휴가 동안 틈틈이 책을 읽고 따라 해 본 뒤의 소감인 만큼, 나 나름대로는 이 문장의 신뢰도에 상당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일단 이 책은 정말 나 같은 디지털 드로잉 초보자를 위한 맞춤 책이다. 예를 들어 캔버스 확대 및 축소라는, 아주 기초적인 기능도 문장만 읽어서는 감이 안와 좀 헤맬 수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일단 기본적으로 실려 있는 예시 사진에 실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손이 설명으로 등장하며, 또한 보조 화살표를 이용해 해당 기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또한 페이지마다 QR코드가 실려 있어 영상을 보고 바로 따라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내용 면에서 보았을 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기본 기능과 제스처를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 초보자들이 그다음 과정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토대를 잘 닦는다는 점이다. ‘기본기 마스터’, ‘메뉴바 익히기’, ‘Tool 익히기’, ‘브러시 핵심 정리’, ‘레이어의 기능 마스터’, ‘색상 핵심 정리, 전체 7개의 챕터에서 무려 6개의 챕터를 프리크리에이터의 기능을 충분히 익히는데 할애한 것을 보아도, 기본기에 충실하게 책을 구성한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웹 서치를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작가가 펴낸 책이라는 점도 내겐 친숙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이 점을 떠나서도 시중에 내가 보았던 3~4권의 아이패드 드로잉 관련 서적 중에 이 책이 차근차근 프로크리에이터의 기초부터 설명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단연 앞선다. 프로크리에이터의 기능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정말 기초부터 잘 다져서 디지털 드로잉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기본서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다. ‘누구나 쉽게 시작하는이라는 제목에 전혀 모자람이 없다. 유튜브 강의 영상도 활발히 업로드되어 있으니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이 점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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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요슈 선집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사이토 모키치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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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노래는 먼 옛날도, 지금도 변함이 없어라, [만요슈 선집]

 

201951일에 일본은 헤이세이를 대신한 레이와를 새 연호로 선택하여 또 다른 시대를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레이와는 지금까지 연호의 출처였던 중국의 고전이 아닌,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가집 만요슈에서 채택되었다는 점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만요슈는 약 1,200년 전에 쓰인,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가집이다. 그리고 그 4,500수에 이르는 수많은 노래들 중 약 359수를 선정하여 가인 사이토 모키치가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의 원서이다.

 

각각의 작품 그 자체에 집중하고자 했다라며 첫머리에서 책의 저술 의도를 밝히는 원 저자의 말은 그야말로 일본적인 성격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작품 그 자체로서책을 읽고 싶은 독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크게 일곱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된 책은 한국어 번역문과 원문, 작품의 배경과 저자의 소개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순수한 시의 해석에 중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본문 224쪽에 수록된 단가를 하나 소개해본다. 가을 산이여 단풍이 무성하여 길 잃으신 그대 찾아 떠나는 나도 길을 모르네. 이 단가의 저자 히토마로는 사랑하는 아내와 사별한 뒤 이 노래를 지었다고 했다. 죽은 아내와 사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무려 가을 산에 들어가 길을 잃었다라고 했다. 갈라진 운명 속에 처를 다시 만날 기약이 없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차마 그렇게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저자의 속마음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 뒷부분의 역자 후기를 보면 역자가 원문의 리듬을 최대한 재현해보려고 노력했다는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래서 그런지, 오래된 시의 리듬감은 번역이라는 어려움을 뚫고 예리하게 번뜩인다.

 

여러 주제를 다루지만 사랑을 다룬 시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늦여름의 아쉬움 때문일까, 초가을의 쓸쓸함 때문일까. 마지막 장을 덮은 뒤 왠지 모를 아쉬움에 다시 책을 펴들었다. 앞부분의 목차를 펴고 제목이 된 시의 일부분을 그저 멍하니 읽어 내려가는데, 그렇게 표현의 아름다움에, 시의 단단함에 다시금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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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끝내는 HSK 단어장 1-4급 - 1200개 단어를 375문장으로 끝내기 문장으로 끝내는 HSK 단어장
최은정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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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K 대비, 문장 통 암기를 위한 좋은 학습서, [문장으로 끝내는 HSK 단어장 1-4]

 

외국어를 학습할 때는 듣기, 쓰기, 읽기 등 많은 분야의 숙달이 골고루 필요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어 학습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알지 못하면 못 알아듣고 해석도 못 하며 더더욱 쓰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단어 학습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각자에게 맞는 수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여러 전문가가 추천해온 학습법 중 하나가 바로 문장의 통 암기이다. 유기적이어서 학습 효율성이 높은 단어 학습법을 원한다면 필요한 단어가 녹아 있는 문장을 통 암기하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시원스쿨의 [문장으로 끝내는 HSK 단어장]은 꽤 좋은 학습서라고 할 수 있다. HSK 1~4급 학습자를 대상으로, ‘1,200개 단어를 375문장으로 끝내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담은 이 책은 크게 급수별로 나눈 문장의 수록과 미니 모의고사, 그리고 플러스 단어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UNIT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어법을 엄선했다는 시크릿 노트코너도 간단한 문법을 익혀두기에 좋다. 안내되어 있는 홈페이지에 본문의 문장이 녹음된 파일들이 제공되어 있어, 파일을 들으면서 반복 쓰기를 통해 암기를 한다면 단어장이지만 듣기 공부와 쓰기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점도 학습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통 암기라고 하면 암기의 대상도 잘 골라야 하는데, 책에 수록된 문장들은 필수 단어를 잘 배합하고 문법적으로 정제되어 있어 기초 다지기에도 좋다고 느껴진다. 부록을 합해 총 240페이지가량인 책의 분량도 큰 부담 없이 느껴진다.

 

직업상 몇몇 외국어 학습을 해보았고 결국 중국어 학습에까지 본격적으로 손을 댔었으니 학습서를 리뷰할 때는 왠지 모르게 남다른 기분이 든다. 또 기록할 만한 사항이 남아 있을까 싶어 책을 요리조리 살펴보다 보니, 표지에 기출 성우 녹음이라는 단어가 이제야 뒤늦게 눈에 띈다. 많은 사람이 앞서 경험했듯, HSK와 같은 시험은 실전과 최대한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학습을 해나가는 것이 단연 유리하다.

지속적으로 좋은 책을 펴내고 있는 해당 출판사에 또 다음 책을 기대해본다. ‘문장의 통 암기를 아직 실천해보지 않은 외국어 학습자라면 꼭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이 통 암기 학습을 위해 좋은 구성을 지녔다는 점도 귀띔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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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 - 밋밋한 글을 근사하게 만드는 100가지 글쓰기 방법
개리 프로보스트 지음, 장한라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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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박히고 눈에 들어오는 글쓰기를 위한 100가지 방법, [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

 

책날개에는 보통 저자의 이력이 쓰여 있는데, 이 책의 경우 앞날개를 가득 채우는 것도 모자라 뒤날개까지 넘어가는 위엄을 보였다. 소설가, 전기 작가, 편집자, 기자 등 글쓰기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복수의 직업들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미국을 대표하는 글쓰기 전문가라는 비범한 수식어가 독자들의 눈을 자못 사로잡을 것 같다. [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구리다라는 단어 선택으로 다소 충격적인 느낌과 함께 눈길을 사로잡았던 책 이야기이다.

 

미국의 글쓰기 전문가가 쓴 글쓰기 책이라니, 우리나라 말인 한국어로 글을 쓸 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은 의문을 어쩌면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글을 썼던 사람도) 나열된 책의 목차를 쓱 훑어보고 나면 , 읽을만 한데?”라고 느낄 것이 분명하다. 부제처럼 저자는 100가지의 글쓰기 노하우를 책에 담았다. ‘쓰지 않고도 글쓰기를 실력을 기르는 방법처럼 실제로 작문이 아닌, 작문 말고 글쓰기에 도움이 될 만한 활동(글쓰기 수업 듣기, 어휘력과 철자 신경 쓰기 등등)을 다루거나,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다 소중하게 여겨지는 글에서도 특히 많은 사람이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렬한 도입부를 위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소개하거나, ‘문체를 다듬는 방법처럼 직접적으로 작문에 도움이 되는 문장 작성법 등을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특히 6말에 힘을 싣는 방법에서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를 사용하라던가 7독자의 호감을 얻는 방법에서 호기심 끄는 제목을 만들라는 조언이 눈에 띈다. 또 꼭지 끝마다 우리말 온라인 유의어 사전이라든지, ‘우리말 접속 부사의 쓰임같이 원서에 없었을 정보를 추가로 꼼꼼하게 수록해준 편집부의 성의도 돋보인다. 저자가 본문에서도 강조하고 있듯 간단하고 명료한 정보 전달 글쓰기의 방법을 사용한 탓인지, 본문의 문장은 유독 머리에 잘 들어오는 편이다. 즉 가독성이 뛰어나 읽는 즐거움이 배로 는다.

 

중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의 팁이 아니라 집을 구입할 때 돈을 절약하는 6가지 방법이라고 쓰는 편이 좋다는 저자의 조언을 다시 떠올려보며, 이 서평의 제목을 글쓰기를 잘하고 싶을 때 읽어야 할 책이 아니라, ‘귀에 박히고 눈에 들어오는 글쓰기를 위한 100가지 방법이라고 고쳐본다. 출간 35주년을 맞아 특별판으로 출간된 이 책이, 나를 비롯해 글을 사랑하는 많은 글쟁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등을 토닥여 떠밀어주는 친구 같은 책으로, 그렇게 오래도록 사랑받길 기쁜 마음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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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감정 -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최재천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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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감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이기적 감정]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라는 말을 언젠가 어디선가 들었는데, 그 뒤로는 하루 종일 너무 과다하고 쓸데없이 머릿속을 채우는 '감정'이라는 놈을 그냥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인간인 이상, 살면서 이 굴레를 완벽히 벗어날 수 없다면 친하지는 않더라도 그저 그런 관계로는 지낼 수 있는, 그런 뜨뜻미지근한 친구로 이 감정을 옆에 두겠다고도 다짐했다.

하지만 불안과 우울, 초조 등의 감정은 그래도 곁을 내주기에 버거울 때가 많았다. ‘불안하고 싶지 않아, 우울한 건 싫어, 초조해 하지 않으며 살고 싶어라는 것이 내심 솔직한 마음이었다.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라는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이기적 감정]은 우리의 삶에 존재하는 고통스러운 감정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 각각 왜 인간의 마음이 쉽게 무너지는지’, ‘감정의 이기적 기원이 무엇인지’, ‘사회적 삶의 기쁨과 슬픔이 무엇인지’, 또 기타 여러 심각한 정신질환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진화의학을 개척한 연구자 중 한 명으로서 세계 최초로 불안 클리닉을 설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였던 여러 연구들의 결과와 여러 석박들의 의견을 토대로 진화 의학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을 살펴본다. 특히, Bad feelings, ‘나쁜 감정들에 대해서. 저자에 따르면 흔히 우리가 좋지 않은 감정이라 여기는 불안과 우울, 슬픔 등도 때에 따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한다. 또 불안한 감정이 우리를 보호한다는 주장을 역설하기도 한다. 위험하거나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 앞에서는 불안과 슬픔이 유용하다는 본문의 구절도 인상적이다. 사실 이럴 때 마냥 느긋한 태도로 사태를 주시한다고 해서 딱히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류의 책이 으레 그렇듯, 책은 전반적으로 이론과 실제 예를 차곡히 쌓아가며 하나의 큰 주장을 향해 막바지로 달려간다. 독자는 책을 천천히 읽으며 몰랐던 부분은 얻고, 이미 알았지만 분명한 문장으로 정립되지 않았던 현상은 나름대로 정돈해서 뇌에 새로운 지식으로 저장해 놓을 기회를 얻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1장의 나쁜 섹스도 유전자에는 좋을 수 있다?’에서 커플들의 성행위를 감정과 연결 지어 다룬 점이 흥미로웠다.

 

책 앞머리에 실린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최근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받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어찌 보면 억지로 들릴 수는 있겠지만 백신 등 아직 뾰족한 대응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런 말들로라도 갑자기 멈춰버린 시간들을 잘 이겨내야, 그래야 전염병이 물러난 뒤의 세상도 여봐란듯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 그렇게 내 편으로 만드는 귀한 시간을 독자들은 어쩌면 이 책의 도움으로 가지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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