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왜 그래야 할까? 꼭 그래야 할까? 그렇게 되지 아그렇게 되지 않으면 어떨까?"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는 현실 세계에 우발적 사태가 일어나가능성을 인정하게 된다. 아니면 적어도 우리의 현실 인식이 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우리가 현실을 멋대로 해석하거나 오해하고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허용하게 되는 것이다.
철학자들에게는 이 말이 유치하고 순진하게 들릴 테지만 내 사고방식으로는 이 문제를 철학적으로 논할 수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으니 나는 순진한 채로 남아야겠다. 철학적 사고로 단련되지 않은 보통 사람이 볼 때, 만사가 꼭 그래야만 할까?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방식으로? 내가 익히 들어왔던 그대로?‘라는 질문은 중요할 수 있다. 늘 닫혀 있기만 했던 문을 여는 행위에 비견되리만큼 매우 중요하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종교적, 혹은 문학적 현상의 지지자와옹호자들이 판타지 문학을 여타 문학에 비해 훨씬 많이 폄하하거나 악마화하고 묵살하는 이유는 그것이 본래 체제 전복적이기 때문이다. 그 본성은 이미 압제에 저항하는 유용한 도구로서 판타지 문학이 그수세기에 걸쳐 증명해 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