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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 - 오래된 책마을, 동화마을, 서점, 도서관을 찾아서
백창화.김병록 지음 / 이야기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동네에서 서점 하나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가끔씩 들려서 신간 서적을
구경하던 곳이었고, 동네에서 유일하게 참고서나 자습서 위주의 서점이 아닌 곳이었다.
그리고 이제 남아있는 서점은 몇 개 되지 않는다. 3~4개 정도 되려나? 그리고 거의
중, 고등학생들을 많이 찾는 곳이었다. 이제 새 책 구경하려면 멀리 가야 한다.
저 멀리 교보문고까지.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하는 곳에 있는 거대한 서점으로...!
그래도 다행인건 우리 동네에는 도서관이 있다. 작년에 막 생긴 반짝반짝 빛나는 도서관.
작지만 구색을 갖춘 책들이 있고, 열람실이 있고, 때로는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행사를
하기도 하는 그 도서관을 무척 좋아하고 있다. 이 도서관이 생기기 전에는 차로 20분
정도 나가야 하는 곳에 도서관이 있었다. 도서관은 늘 붐볐고 오다가다에 지쳐서 제대로
책도 읽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고, 보고 싶은 책은 늘 그 자리에 없었다.
그게 무척이나 아쉬워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책이 많다는 그 도서관 근처로 이사를 가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튼 이제는 생겼다. 우리 동네 도서관이 말이다!
이 책은 유럽의 책공간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부부는 한달 남짓한 시간 동안
유럽을 책을 테마로 해서 둘러봤고, 그 기록이 오롯이 이 책에 남아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생각들은 바로 저것이었다. 우리 동네 도서관이
몇 개나 있으며, 우리 동네 사람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지, 내가 이용하고 있고
이용했던 도서관은 얼마나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편한한지... 내가 가 본 서점들 중에서
낡고 오래 된 가게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비교가 나쁘다는 건 안다. 비교당하는 게
유쾌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있으면 하게 된다. 비교라는 것을.
이 책을 읽다보면 안타까움이 물씬 풍기는 문장들을 때때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부분을
읽을 때마다 함께 나직하게 한숨을 짓게 된다. 책을 자주 읽고, 책을 좋아한다고 수줍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싶다. 함께 안타까워하고, 약간은 아니 조금 많이
부러워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여정 자체가 부럽기도 하다. 책과 관련된 공간 속에서
보낸 한 달이라는 시간이 힘들었겠지만 얼마나 달콤한 기억으로 남을까 하고 말이다.
지금 당장 떠날 수 없지만 그들의 책여행을 책을 통해서라도 슬쩍 들여다보는 게 어떨까?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책공간이 얼마나
부족한지, 존재해야 하는 공간이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그런 것들이 문제라고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입모아 말하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