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쩌면 가능한 만남들 - 나를 키운 지구촌 인터뷰
홍선기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20만원으로 세계일주...라고 이해했었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20만원으로 시작한 세계일주
였다. 아...오해했구나 싶었다. 20만원으로 어떻게 세계일주가 가능했던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해서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참 용기도 좋고, 배포도 대단하다 싶었다. 20만원으로
어떻게 여행을 꾸려나갈 수 있었던 것일지, 그렇다면 정말 고생했겠다 싶기도 했고.
그래서 더 이 책이 궁금했었던 것 같다. 뭐...일단 읽고보니 생각했던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일단 이 책의 작가는 영국으로 떠난다. 그러고보니 진짜 용감하다. 영국으로
20만원만 들고 갈 자신은 없으니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을 구해야만 생존이 가능할
듯한 빠듯한 경비로 영국으로 향했다는 것만으로 대단하기는 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일을 시작한다, 실제로. 민박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거기에서 심란한 문제와 맞딱드린다.
고용한 사람이 그냥 싫다고 말한 것. 사람이 싫은 경우가 있지 않은가, 당신의 경우가
그러하니 지금 당장 나가달라는 말을 준비도 없이 들었다. 그렇게 내 앞에서 나를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격일진데, 그 상황은 너무 절박하지 않던가.
처음으로 구한 직장이고 당장 자야 할 곳을 구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여행지에서 할당받은
고난의 양이 정해져있다면 그는 그의 상당 부분을 여기에서 사용한 게 아닐까.
그리고 그 뒤로 무척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참 많이도. 영국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하며
돈을 모은다. 여행 비용을 벌기 위해. 원래는 돈을 벌어서 부모님을 영국으로 초대하고
싶었던 계획인가보다. 하지만 부모님이 고사하셨다. 아들이 어떤 고생을 해서 번 돈인
걸 아셨을테고, 그리고 그 아들이 진정 원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눈치채셨을
텐데 그랬다면 애정을 담아 거절하신 게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삼개월 간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세계일주라기 보다는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어떤 곳들을 다녀갔다는 느낌인데,
거기에서 멋진 사람도 많이 만난다. 아, 하지만 사기도 당한다. 병도 난다. 죽을 뻔 했단다.
고산병에 걸려서 사경을 헤매다가 간신히 고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했는데, 그리하여 살아
날 수 있었단다. 그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기록에서 작가는 힘차고 씩씩하다.
그런 모든 힘든 것들을 다 합치더라도 이 여행에서 얻은 값진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씩씩하고 밝고 건강하다는 느낌이 이 책에 상주하고 있나보다.
20만원을 들고 훌쩍 떠날 수는 없지만, 일단 여행을 자주 많이 해야겠다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었다. 돈이 부족하면 그 돈을 벌고, 시간이 없다면 그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라도
떠나야 하는 게 여행이지 않을까. 거기에서 배운 것이 인생을 더 풍족하고 평온하게 만들
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여행 기록이라기보다 여행을 통해 배운 것과 여행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한데, 그것을 읽으며 여행의 멋진점을
더 많이 떠올릴 수 있었다. 어쨌든 여행이 하고 싶어진다.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멋진 순간들과도 마주하고,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으면...여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