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의 기술 1 NFF (New Face of Fiction)
채드 하바크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2011년 아마존 올해의 책 1! 100권의 책 중에서 이 책이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 이유,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지나치는 문장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 그 문장에

이토록 공감하게 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 이유 그대로다, 이 책의 매력은.

야구 소설로 알고 있었다. 야구 소설, 그러니까 스포츠를 다룬 소설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스포츠 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이 책에 투영하려고 했었었나 보다.

대체로 스포츠 소설이란, 아니 더 정확하게는 내가 읽었던 스포츠 소설들이란 청춘 소설과

같은 이름이었다. 대체로 젊은이들의 이야기만 나온다. 그들이 어떤 분투를 하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부여된 역경을 어떻게 이겨나가는지가 주를 이루었다. 그들은 깨지고 부딪치고

상처입지만 결국은 그 모든 것을 극복해 낸다. 가끔 극복하지 못하고 사멸되어 가는 이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런 스포츠 소설에서 등장하는 어른들은 대체로 지혜롭고 정말로

어른이었다. 그들은 이미 이전에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그 젊은이들에게 언제든지 훌륭한

조언을 할 자질을 갖추고 있었고, 그들이 젊은이였을 때 느꼈던 감정들을 대체로 잊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금 헤매고 있는 그 젊은이들을 휘두르지 않는다. 하지만 헛된 좌절 속에서

허우적거리도록 방치하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스포츠 소설에는 언제나 사부님이 있었다.

적어도 내가 읽었던 스포츠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말이다.

이 소설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런 부분이 있으면서도 없다는 점이었다. 여기에서

사부님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냐고 묻는다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사부님의

역할을 맡은 사람이 완벽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들 역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당황하고 쩔쩔 맬 수 밖에 없는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의지할 수는 있지만 그들 역시 그 순간은 처음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달까.

그래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어른이라는 것, 사부님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과연 그런 의무나 부담감을 누군가에게 지워도 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고 해야하나. 어떤 측면에서, 어떤 순간에서 조력자는 되어줄 수 있지만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쩌면 잔혹한 의무이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야구에만 집중한 소설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욱 좋았던 소설이었지만. 일단은 이 소설은

야구소설이다. 스포츠 소설이기도 하고. 그래서 청춘들의 실수와 방황 그리고 시행착오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상황 속에 늪처럼 빠져들어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로 접어드는 것 같기도 했지만 일단 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다. 쿨한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그러니까 상황에 대해서 냉정하게 살펴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강했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어깨를 내어줄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생존한다. 어하지만 슬프게도 누군가에게 내밀어 줄 어깨 밖에

없었고, 기댈 수 있는 어깨를 찾지 못했던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 그 사람에게도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었다면 소설은 전혀 다른 결말로 향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리고 이 책이 주는

무게감을 덜 느끼게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이 두 권의 책이 얼마나 술술 읽히는지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일단 페이지를 펼치면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소설이고, 가상인물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책에 빠져있는 그 순간만큼은 그것을 잊게 된다. 그래서 그랬나보다. 소설 속의

그들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안스러워했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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