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 - 조선 최고의 공부 달인들이 알려주는 학문의 비법
이수광 지음 / 해냄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시험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보면 궁금해진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을까?,

높은 점수를 시험에서 얻은 사람들은 특별한 공부법이 있었던 게 아닐까?‘라는 게.

그래서 합격 수기를 엮어 놓은 책이라던지 공부방법론에 대한 책을 부지런히 찾아 읽게된다.

나도 참 많이 보았더랬다. 그리고 얻은 결론이 있다면?

그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내 시험 성적을 위해서는 이롭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한다.

견고한 공부 방법론을 알고 있어봤자 실제로 실행에 옮길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니까.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걸 인정하고 이제 이런 책은 그만 읽겠노라고 결심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이 책들의 효용성 중 가장 큰 건 역시 잘못된 공부 방법론을

고쳐준다는 점. 그것 때문에 이 책들을 놓을 수 없기도 하지만 그것 보다는 만약에 있을지

모를 공부의 왕도를 찾고 싶은 게 아닐까. 어느 섬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항해를 하는

기분으로 공부법의 바다를 헤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는 조선 선비들의 공부법까지 궁금해졌었나보다. 그래서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을 읽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한 공부하던 사람들은 조선 시대에도 있었고

이 책은 그 한 공부했던 이들을 모아서 소개하고 있다. 이황이나 이이, 정약용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름도 있고, 조금은 낯선 이름들도 발견할 수 있다. 어쨌든 그들은 공부를

무척 잘했고, 또 좋아한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을 보아서는 말이다.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나서 자신 역시 명석한 머리로 학업에 일취월장한 성과를

거둔 사람도 물론 이 책에 나와있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계속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한다. 성별이나 신분의 벽이 있었던 시대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좋아했고 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들은 공부로 일가를 이루진

못한다. 과거에 급제할 수도 없었고, 간신히 과거의 문을 넘었다하더라도 그 이상에 도달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공부에서 손을 놓지 않았던 것 같다. 정진 또 정진했다.

과거에 급제를 할 수도 없고, 업적을 이루어낼 수도 없고, 훗날을 도모할 수도 없는데 그들은

공부를 한다. 그게 무척 강인한 인상으로 남았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었으니까. 이제까지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물어보았을 때 공부가 좋아서

한다는 이도 없었다. 그래서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었다. 그러니까 공부에 약간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존재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계속한 조선의 이들을 보면서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닐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공부를 좋아서

했노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조선의 선비들 중에서도 똑똑한 머리로 수월하게 공부를 한 사람들이 있었고, 다른 이들보다

갑절의 노력으로 더디게 학업적으로 성장을 이루는 이도 있었다. 어쨌든 그만두지 않으면

언젠가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 하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던가.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공부 방법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물론 전설처럼 알려져있는

그들의 공부의 일화가 소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 흔히 보는 그런 공부 방법론 책과는

다르다는거다. 하지만 공부에 대해서, 공부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앞으로 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만들었고, 공부에 대하는 내 태도는

어떻하였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