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권의 책을 읽는다는 건

혼자 책 읽는 시간 -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1년동안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 이것을 이 책의 작가는 실제로 해낸다.

하루 동안 한 권의 책을 모두 읽고 서평은 쓴다. 한 권의 책을 읽기만 한다면 어떻게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바쁜 날은 얇거나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고, 시간이 널널한

날은 두께감도 있고 시간을 들여 읽어야만 하는 책을 고르면 될테니까. 하지만 서평을 써야

한다면 달라지지 않겠는가. 책을 우선 읽어야 하고, 읽은 내용을 정리해야 할테고,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다시 들춰보아야 하는일도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서평을 쓰다보면

이 책에 대해서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서평도 궁금하니까 그 역시

읽다보면 서평 쓰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서평을 쓰기

몹시 어려운 책을 만나기도 한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한 마디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읽기는 억지로 다 읽었지만 읽는 동안 화가 날만큼

어처구니없는 책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면 서평을 쓰기가 몹시 힘들어진다.

그래서 하루 1편의 서평을 작성하고, 1권의 책을 읽었다는 이 작가가 몹시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른 일들을 제한해야만 가능한 계획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실제로 그랬던 것 같다.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조력이 없었다면 그녀의 계획은 실현되기 어려웠을터이다. 매일

해나가야 하는 집안일들을 아이들이 나누어서 맡아주었고, 그녀의 독서시간을 확보해주기

위해 집안행사도 아이들 스스로 꾸려나가기도 한다. 그런 조력이 있었기에 그녀는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보라색 의자에 앉아서 말이다.

그녀가 독서를 시작한 데에는 계기가 있었다. 언니의 죽음이었다. 어릴 때부터 선망의 대상

이었고, 커서는 의지하는 누군가였다. 그런 존재의 상실은 그녀를 흔들어 놓았다.

그래서 그녀는 무언가를 해야 했다. 그리고 책을 펼쳐 들었다.

그런 상황에 놓여있었을 때, 사람들에게서 위로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야기도 듣고.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누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냐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말들이 공허하게 다가왔고,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녀는 책을 쓰는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있고, 아픔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게 치유하는 독서의 시작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의 파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책 읽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오랫동안 책을 읽으면서도 떠올리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독서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