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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철학자 - 철학으로 두둑해지는 시간
서정욱 지음 / 함께읽는책 / 2011년 12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배부른 철학자? 제목을 보고 물음표가 떠올랐다. 어쩐지 철학자에 '배부른'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오히려 배고프고 쓸쓸하고, 굳은 인상으로 우주의 어느 한 공간에 가버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훨씬 철학자라는 단어와 매치된다고 느꼈었으니까.
하지만 철학과 철학자에 어쩌다가 그런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까, 스스로에게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철학에 대해서, 철학자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받아왔었던 것일까.
그러면서 이 책을 읽고나면 철학과 철학자에 대해서 좀 더 다른 이미지를 새로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배부른 철학의 세계에 접근하기 위해서 한 페이지씩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서 여러 명의 철학자를 만날 수 있었다. 애덤 스미스, 칸트, 피히테, 쇼펜하우어,
마르크스와 엥겔스, 니체, 베이컨, 듀이, 푸코 그리고 한나 아렌트까지!
그들의 대략적인 삶과 그들의 철학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이 책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고,
무척 쉽게 쓰여진 책이라서 어렵다거나 읽기 힘들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철학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학생에게 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만큼 딱딱하지 않고 편안하게 쓰여져 있었다.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 말이다. 어쩌면 철학이라는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면역력을 키워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철학이라는 단어에서 연상할 수 있는 난해함이나 까다로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책이었다.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는 책이라서
좀 더 많이 알고 싶다거나, 조금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살짝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 철학을 이제 막 접하려고 하거나 대략적인 토대를 잡아서 관심을 확대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이 책이 꽤 반갑지 않을까 싶다. 한 권의 책으로 여러 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에 대해 서술한
내용을 읽으면서 자신의 관심사가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철학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 지도 모르겠다. 좀 더 책을 찾아보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철학에 대해 좀 더 쉽고 머뭇거림 없이 대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