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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열림원 / 2011년 7월
평점 :
흡혈귀가 나오는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얼마나 많이 그리고 자주 보아 왔었던가.
좀비보다 더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었고, 그 결과 만들어진
영화와 드라마들은 때로는 썸뜩함으로 때로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무장한 채 우리들을
찾아오곤 했었다. 그리고 그 매력은 참으로 긴 시간동안 우리들을 자유롭게 만들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언제까지 흡혈귀나 드라큘라라는 소재가 사람들의 마음을 끌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해하며 지켜보고 있지만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며 진보하고 있는 걸로 보아서 그 끝은 아직까지 짐작할 수 없을 것 같다.
흡혈귀와 드라큘라라는 계보는 탄탄하게 이어가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영원히 말이다.
그리고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그런 거대한 흡혈귀 계보의 시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읽은 이 책은 바로 그 원작, 브램 스토커의 책이다. 삽화는 찰스 키핑이다.
이 책은 드라큘라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도 알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영화의 장면 장면이 문득 떠오를 정도로 익숙하기까지 한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식상하거나 지루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영화와는 또 다른 장점 그리고 색다른 매력이 넘치니까 말이다.
영화에서는 조연에 그쳤을 인물들이 매우 중요한 비중으로 활약하고 있고, 편지글와 일기로 내용이
진행하다보니 좀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그러면서 책 속에 쏙 빠져들어가게 된다.
그야말로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두꺼운 책이라 첫 페이지를 펼칠 때는 이 책을 언제 다 보려나 싶었었는데,
그런 걱정은 말 그대로 시간 낭비였다. 책장은 너무나도 쉽게 넘어갔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화자가
꾸준히 바뀌다보니 잠시 잠깐의 휴식이 필요없을 정도로 분위기 전환을 소설 자체가 해주고 있다.
그래서 쉽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찰스 키핑의 삽화는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역시 찰스 키핑이었다. 책의 내용에 딱 맞는 그림을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책 전반에 공포와 긴장을
부여하고 있다. 이 삽화가 없었더라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매력 중에 상당 부분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고전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면모가 있는 원작의 세계를 이 책을 펼치면 손안에 넣을 수 있다.
여름이 가기 전에, 이 더위가 가기 전에 읽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은 여운이 가시기 전에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를 한번 찾아서 보려고 한다. 원작을 읽은 직후인만큼
예전에 봤던 그 영화에서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리고 찰스 키핑의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찰스 키핑의 그림을 좀 더 보고 싶어졌으니까 말이다.